15조 퍼부은 올림픽, 무관중으로 날릴판..日국민 45%도 불신
일본 확진자 급증, 올림픽 준비 타격
IOC 강행 입장, 미국 NBC와 일본 눈치
올림픽 무관중 가능성도, 5월 결정될듯
9일 일본 공영방송 NHK가 보도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자국민 응답자는 45%에 달했다. NHK가 6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240명을 설문조사했는데,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다’는 응답자는 40%에 그쳤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도쿄올림픽 정상개최가 어려울거라 보는 일본 국민들이 많아졌다. 도쿄 올림픽 개막(7월24일)까지는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자국민도 불신하는 도쿄올림픽은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을까. 문답 형식으로 짚어봤다.
Q: 일본 상황은.
A: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크루즈선 감염자를 포함해 1200명이 넘는다. 도쿄올림픽 준비와 일본 스포츠계도 타격을 입었다.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 교육은 5월 이후로 연기됐다. 1일 열린 도쿄마라톤대회은 일반인을 제외하고 엘리트선수만 200여명 참가했다. 일본프로야구는 개막을 미뤘고, 일본프로축구도 잠정 중단 상태다. 일각에서는 일본정부가 도쿄올림픽에 피해가 갈까 우려해 코로나19 검진에 소극적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Q: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입장은.
A: 현재까지는 취소나 연기, 개최지 이전이 아닌 ‘강행’ 입장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3일 “IOC 이사회에서도 취소나 연기는 논의되지 않았고, 도쿄올림픽 성공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IOC가 미국 방송사 NBC와 개최국 일본의 눈치를 보는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IOC의 중요한 파트너인 NBC는 도쿄올림픽 TV광고를 1조5000억원이나 판매했다. 영국 BBC는 올림픽을 연기할 경우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프로풋볼(NFL) 시즌과 겹친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최상위등급 공식후원사 13개 중 일본기업이 3개나 된다.
Q: 일본의 입장은.
A: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겪은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부흥’을 전세계에 알리려한다. 도쿄올림픽 준비에 15조 이상을 쏟아부었다. 최근 SMBC닛코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일본 국내총생산 GDP가 1.4% 떨어지고, 손실액이 80조에 달한다.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 담당 장관은 3일 올림픽 연내 연기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일본정부와, 자국 내 입지가 불안한 아베 신조 총리는 예정대로 7월24일 개막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Q: 무관중 경기 가능성은.
A: 영국 사이클대표팀 감독은 무관중 경기를 대안으로 제안했다.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전(파리생제르맹-도르트문트)이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듯, 올림픽 때도 경기장에 선수만 입장하고 팬은 TV로만 시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이 올림픽을 무관중 경기로 치르면 입장수익과 관광객 유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선수들도 흥이 떨어지고, 팬과 함께하지 않는 올림픽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Q: 언제쯤 최종결론이 날까.
A: IOC와 일본은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판단에 따라 5월경에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공식 선언할지 여부도 변수다. 일본이 취소 또는 무관중 경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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