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고개만 숙인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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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드디어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 총회장은 '코로나19는 개인의 일이기 전에 재앙'이라고 표현하면서 "국민 모두 같은 마음일 줄 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하늘도 돌봐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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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민수미 기자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드디어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와 관련해 사과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총회장이 모습을 드러낸 건 ‘슈퍼전파자’로 알려진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된 이후 13일만입니다. 대구 신천지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된 31번 확진자를 기점으로 대구 지역에 다수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도 이제야 사과하고 방역에 협조하겠다는 것입니다.
사과를 받았지만 어째 찜찜합니다. 이것이 사과인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 계속해서 전개됐기 때문입니다. 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 총회장은 ‘코로나19는 개인의 일이기 전에 재앙’이라고 표현하면서 “국민 모두 같은 마음일 줄 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하늘도 돌봐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천지 교인과 대구 지역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때도 침묵하던 그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과에 나선 것도 어처구니가 없지만, 본인 입으로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고 사족을 다니 보는 이들은 그저 황당할 수밖에요. 또 그는 쇄도하는 질문에 동문서답하거나 회피하는 것은 물론 이에 항의하는 취재진에 “우리는 다 성인”이라며 주먹으로 책상을 두드리고 호통을 치기도 했습니다. 당황스러움을 넘어 실소가 나올 지경입니다.
사과하는 자의 자세라는 게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상대방의 표정, 태도, 단어, 어조 등으로 진정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어제 본 이 총회장의 모습은 이번 사태로 인해 국민의 분노가 어디까지 차 있는지 공감대 형성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며칠 전 교인에게 보낸 특별편지에서 코로나19를 ‘요한계시록 환난’에 빗대고 “말씀을 이루는 일이므로 참고 견디라”고 했던 그에게 애초부터 순도 높은 반성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말이죠.
의미 없는 사과야 그렇다 치더라도 약속한 방역 협조는 제대로 하길 바랄 뿐입니다. 보건당국에 정확한 신천지 시설 개수와 신도수를 알리고, 연락을 받지 않고 조사를 피하는 교인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할 의무가 그들에게 있습니다. 그동안 비협조적인 태도로 행정력을 낭비하고 방역 업무를 방해한 책임도 져야 합니다. 그들 자신을 ‘최대 피해자’라고 칭하듯 많은 이가 신천지를 ‘최대 가해자’라 생각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합니다.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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