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잉, 혀 자세만 교정해도 얼굴형이 바뀐다?

2020. 2. 1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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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의 위치를 바르게 하는 것만으로 얼굴형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을까? 논란의 중심에 선 뮤잉에 두 달간 도전해 봤다.

‘혀 자세만 교정해도 예뻐질 수 있다’ ‘V라인을 만들어주는 혓바닥 운동 뮤잉’. 유튜브 스크롤을 내리던 중 뮤잉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발견했다. 뮤잉으로 얼굴형이 날렵해졌다는 비포 앤 애프터 사진과 50만이 훌쩍 넘는 조회수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국의 치열 교정 전문의 마이크 뮤(Mike Mew) 박사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뮤잉은 혀를 올바른 위치에 두는 일종의 혀 자세로, 이를 유지하면 턱선이 갸름해지고 주걱턱이나 무턱, 두턱, 돌출입, 부정교합 같은 턱 질환이 개선된다고 한다. 더불어 수면 무호흡이나 코골이를 완화하는 플러스 효과까지! 시술이나 치료 없이 돈 한푼 안 들이고 예쁜 하관을 만들 수 있다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뮤잉을 시작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혓바닥을 넓게 펴 혀뿌리부터 전체를 최대한 입천장에 밀착시킨다(‘은’ 발음과 비슷하다). 이때 혀끝이 앞니에 닿지 않고, 윗니와 아랫니 역시 1~2mm 정도 공간을 두어 서로 닿지 않게 유지하며 입을 가볍게 다물면 끝. 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았다. 먹기와 말하기를 제외하고 운동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혀의 근육을 하루에 최소 8시간 이상 입천장에 올려붙이고 있으려니 혀와 턱, 나아가 뒤통수까지 뻐근해진 것. 이러다 오히려 턱 근육이 발달하는 부작용이 생기진 않을지 걱정돼 경직된 부위를 수시로 풀어주었고, 불필요한 힘을 가하지 않기 위해 애썼다.

그렇게 1주일쯤 지났을까? 점차 익숙해져 근육 긴장감은 완화됐고 앉아 있을 때, 잠잘 때 등 틈날 때마다 아무도 모르게 나 홀로 뮤잉 운동을 실행했다. 가장 먼저 느낀 장점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게 된다는 것. 사무실에서 모니터를 볼 땐 앞으로, 스마트폰을 볼 땐 아래로 떨어지던 턱을 의식적으로 집어넣게 돼 자연스럽게 거북목이 쏙 들어가고 굽은 가슴과 등을 곧게 펴게 되더라! 더불어 턱을 괴는 습관, 한쪽 옆으로 자는 습관마저 고쳐졌다. 두 번째는 턱 밑살의 개선. 복부를 땅기면 나온 배가 순간적으로 들어가듯 혀 근육을 들면 힘없이 처진 턱살 역시 착 올라붙는다. 복근운동을 꾸준히 하면 배가 납작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래턱 부근의 구강저근육이 단련되면서 턱살이 빠진 결과다. 또 본래 코 구조가 비대칭이라 한쪽 콧구멍으로 숨을 더 잘 쉬는데, 양쪽 콧구멍 모두를 통해 보다 안정감 있게 호흡하는 느낌이 들었다. 코로 충분히 숨을 쉴 수 있음에도 입으로 숨 쉬는 잘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뮤잉이 올바른 숨쉬기 습관을 만들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두 달간의 넘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턱의 좌우비대칭은 여전했고, 얼굴이 갸름해지거나 입이 들어가는 드라마틱한 효과는 볼 수 없었다.

“마치 새로운 치료법인 것처럼 떠돌고 있지만 사실 모든 교정과 의사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에요. 교정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구강 근기능 훈련과 유사하죠. 뮤잉과는 조금 다르지만 보통 N 발음을 할 때 혀의 위치가 올바른 위치라고 하거든요. 혀가 치아를 밀어내면 치아가 삐뚤어지고 골격도 틀어지니까요. 혀를 제 위치에 두면 뼈가 자라는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의 잘못된 습관을 예방하고 정상적인 성장을 유도할 수 있죠.” 인천 연세바로치과교정과치과의원 치과교정과 전문의 안상수 대표원장이 설명한다. 연세엘라인치과 교정과 전문의 이동훈 원장도 이에 동의한다. “긴 턱이 줄어드는 마법은 존재하지 않아요. 성인의 성장은 이미 완료됐고, 뮤잉으로 뼈의 형태를 바꿀 수는 없죠. 지속적인 뮤잉으로 근육이 단련되면 턱살이 감소되는 효과는 있겠지만 자칫 너무 과하게 힘을 주면 턱관절이 망가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실제로 유튜브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마이크 뮤 박사는 영국치과 의사협회에서 제명당했고(학회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뮤잉을 두 달간 실천한 바 교정이나 수술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전문의들의 의견에 공감한다. 뼈에 강하고 직접적인 힘을 가하는 치아교정도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까지 장기간 치료를 진행하지 않나! 고작 몇 달간의 뮤잉으로 성인의 ‘골격’이 드라마틱하게 예뻐질 거라는 기대는 금물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분명한 건 치아나 턱이 더욱 돌출되거나 비틀어지는 것을 예방하고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는 목적이라면 성인도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만일 뼈가 자라는 성장기 학생이라면 당장이라도 뮤잉 운동을 시작하길 권한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알아버린 게 무척이나 아쉬울 정도니까. 그리고 뮤잉 운동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인지를 묻는다면 대답은 예스다. 아름다운 ‘자세’와 올바른 ‘습관’ 그리고 ‘건강’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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