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물려줘도 괜찮아요" 자식이 더 권하는 주택연금
"자식에게 부담주지 말자" 의식 변화
'일찍 가입하는 유리' 현실론도
집값 크게 오르면 중도 해지 가능
5년 전 은퇴한 조태석(가명·65) 씨는 지난해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명절에 모인 자녀들의 권유를 받고서다. 퇴직 무렵부터 가입을 고민했지만 하나뿐인 집을 담보로 잡히는 게 불안해 망설이던 차였다. 조 씨는 “집 한 채는 물려주고픈 마음이 컸는데 걱정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여유 있게 사시라는 말이 참 고마웠다”며 “실제로 생활비를 조금 넉넉하게 쓸 수 있게 돼 만족한다”고 말했다.
![[픽사베이]](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1/05/joongang/20200105060057331osoc.jpg)
인기 비결은 여러 가지다. 일단 반드시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옅어졌다. 주택연금의 최대 장점은 살던 집에 계속 머물면서 연금을 받는다는 점이다. 초기엔 '집을 빼앗기는 것'이란 오해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주에 지장을 주지 않고, 당장 집의 소유권이 넘어가는 게 아니란 점이 알려졌다.
또 나중의 상속보단 현재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낫다고 판단한 부모가 많아졌다. 자녀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함태규 주택금융공사 서울동부지사 상담실장은 “‘집 한 채라도 물려줘야지’라는 생각보단 ‘용돈이나 생활비를 받아 쓰면 그게 더 부담’이란 생각이 강해졌다”며 “최근엔 자녀가 먼저 상담을 받고, 부모와 함께 방문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주택연금의 인기는 꾸준할 전망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 연령에 접어들었지만, 상당수는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 주택연금은 괜찮은 선택지 중 하나다. 살면서 연금을 받는다는 장점 외에도 주택연금은 매력이 있다.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고,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해도 감액 없이 연금을 준다.

상속이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부부 모두 사망한 뒤에 주택을 처분한 금액이 지급한 연금 총액보다 크면 차액은 상속자의 몫이다. 반대로 연금 지급액이 더 많을 땐 담보인 주택만 넘기면 된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가입을 권장한다. 주택연금과 같은 역모기지가 고령층의 노후 빈곤을 해결할 핵심 대안 중 하나여서다. 올해 1분기부터는 가입 기준 나이를 만 60세에서 만 55세(부부 중 1인) 이상으로 낮춘다. 주택금융공사는 보통 매년 3월 초에 주택연금 월지급액을 조정하는데, 해마다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기왕 가입할 거면 2월까지 신청해두는 게 유리하다.
아울러 주택연금 대상 주택의 기준 가격을 시가 9억원에서 공시가격 9억원으로 바꾸고 주거용 오피스텔도 가입할 수 있게 하는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더 많은 분이 주택연금으로 노후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