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재인 대통령도 챙기는 '사막 벼농사', 왜 UAE는 쌀 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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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2일 전북 전주시에 있는 농촌진흥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잘 자라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의 말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한국이 진행 중인 '사막 벼농사 프로젝트'를 가리킨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UAE가 중국에도 사막 벼 재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의 재배 방식이 물을 덜 쓰는 만큼 경제성이 높다. 다만 일단 수확에 성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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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프로젝트 진행 상황 질문하며 관심
UAE 강력 요청에 시작…배경은 ‘식량 안보’
UAE 주식 쌀을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
호르무즈해협 봉쇄되면 심각한 식량난 우려
지난해 12월 12일 전북 전주시에 있는 농촌진흥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잘 자라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상대방은 현장에 모인 농정당국 고위 관계자들이었다. 대통령의 말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한국이 진행 중인 ‘사막 벼농사 프로젝트’를 가리킨다. 지난 11월 파종을 한 뒤로 잘 자라고 있는지 관심을 보인 것이다.
당시 농정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성공한다는 확답을 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막에서 벼를 재배하는 프로젝트가 사상 처음인 데다, 아직 난관이 남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경험이 없는 한국이 사막에서 벼농사를 짓는 데엔 UAE의 강한 요청이 있다. UAE는 처음으로 한국형 원전 4기를 수출한 국가다. UAE 측과 원전 수출계약을 맺으면서 한국은 경제협력을 보다 강화하기로 약속했었다. 농업협력도 여기에 들어간다. 이때만 해도 구체적이지 않았던 ‘약속’은 지난해 5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양해각서에는 ‘벼 재배 기술’은 물론 품종을 전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자원 부국 UAE가 벼농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에는 ‘식량 안보’가 자리를 잡고 있다. 농총진흥청은 UAE 국토 대부분이 사막이지만 3%의 경작지(5만2000㏊)가 있다고 1일 밝혔다. 이 면적은 한국의 벼 재배면적(72만9820㏊, 2019년 기준)과 비교해 7.1% 수준에 그친다. 그나마 경작지의 73.1%(3만8000㏊)에 대추야자가 심겨 있다. 5000㏊ 규모로 채소를 경작하지만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 쌀은 거의 재배하지 못하고 있다.
UAE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연간 95㎏에 이른다. 한국민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2018년 기준 61㎏)의 1.6배나 된다. 소비량은 늘고 있지만, 95%를 인근 인도와 파키스탄 등에서 들여오는 탓에 수입 의존도가 높다. UAE는 2016년 쌀 122만t을 수입했지만, 2018년에는 139만t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쌀 뿐만 아니라 UAE는 소비하는 농식품의 85%를 수입에 기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통로가 안전하지 못하다. UAE는 페르시아만, 오만해, 그리고 호르무즈해협과 맞닿아 있다. 호르무즈해협이 막히면 해상을 통한 농식품 수입이 봉쇄돼 식량 공급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과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이란은 공공연히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달에 러시아·중국과 합동 해상훈련을 하기도 했다. 미국도 친(親)이란 성향을 띠는 이라크 민병대 군사시설 5곳을 공격하며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져 있다”고 전했다.
UAE 입장에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식량난을 감안할 때 자급자족 체계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 이에 한국에 ‘사막 벼농사 프로젝트’를 요청한 것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UAE가 중국에도 사막 벼 재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의 재배 방식이 물을 덜 쓰는 만큼 경제성이 높다. 다만 일단 수확에 성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이종선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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