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운의 영화속 경제이야기] '부시맨(The Gods Must Be Crazy, 1980)'과 희소성

홍석원 2019. 12. 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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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재화(옷, 음식, 집 등)와 서비스(오락, 여행 등)를 생산․교환․분배․소비하는 모든 활동을 경제활동이라 한다.

경제활동과 관련된 문제를 경제문제라 하며, 이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다'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용한 빈 병(자원)에 대한 희소성의 문제가 극복될 수 있었다면, 부시맨들은 스스로 빈 병(자본주의)을 받아들였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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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운의 영화속 경제이야기] '부시맨(The Gods Must Be Crazy, 1980)'과 희소성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재화(옷, 음식, 집 등)와 서비스(오락, 여행 등)를 생산․교환․분배․소비하는 모든 활동을 경제활동이라 한다. 

경제활동과 관련된 문제를 경제문제라 하며, 이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다’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원은 한정(희소성, scarcity)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아프리카의 칼라하리 사막에서 마치 원시공동사회와도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부시맨’에게 ‘코카콜라’ 병이 발견됨으로써, 이들이 겪는 갈등과 내분을 보여준 영화 '부시맨(1980)'통하여 ‘자원의 희소성’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실제 부시맨을 주연으로 하여 ‘신은 틀림없이 미쳤다(The Gods Must Be Crazy)’는 원제목과도 같이, 통렬한 문명 비판을 담고 있다.

한 부시맨 마을에 부락 위를 비행하던 조종사가 먹고 버린 코카콜라 병(신의 선물)이 발견됨으로써 평화로운 삶에 금이 가고 싸움이 발생한다. 부시맨이 온갖 고난과 모험을 겪도록 만든 것은 이 빈 병이었다. 그것이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이었다든가 금전적 가치가 높은 보석이었다면 높은 가치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부시맨의 빈 병의 가치를 알고 있는 필자에게는 그가 겪는 모험이 웃음거리로만 여겨졌다. 그렇지만 그 빈 병은 그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자원(가죽 끈을 풀거나 뱀가죽을 펼 때, 가죽에 무늬를 찍을 때 사용할 수 있고, 사냥할 때 쓰는 돌을 이것으로 갈 수도 있으며, 연주까지 할 수 있었다.)이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용한 빈 병(자원)에 대한 희소성의 문제가 극복될 수 있었다면, 부시맨들은 스스로 빈 병(자본주의)을 받아들였을 지도 모른다. 물론, 자원이 조금밖에 없다고 해서 항상 희소한 것은 아니다. 희소성은 자원이 많거나 적다는 문제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필요성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사막에서의 물이 집에 있는 정수기 속의 물보다 희소성이 크기 때문에 가치가 큰 것은 당연하다. 어쨌든 부시맨들은 자본주의를 거부하고 그들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신은 미쳤다)하여, 평화를 찾고자 신의 선물을 되돌려줌으로써, 본래의 순수한 원시공동체적 삶을 유지하는 지혜의 길을 찾는다. 그들에게는 본래의 자신들의 세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병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달라졌겠지만.

동양에서 경제(經濟)란, ‘경제활동, 절약,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준말’이라는 세 가지 뜻이 있다. 이 중 세 번째는 ‘세상을 경영하여 백성을 부유하게 한다.’는 뜻이다. 서양에서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어원은 오이코노미아(Oikonomia)에서 나왔는데, ‘집’(oikos=house)을 잘 관리하기 위한 ‘법칙’(nomia=law, rule)을 뜻한다. 따라서 동양이나 서양이나 경제의 목적은 사람들이 잘 살게 하는 데 있다. 백성들이 잘 살려면 욕구충족수단인 자원이 풍족해야 하지만, 항상 자원의 희소성에 직면해 왔다. 그러므로 무한한 욕망의 충족을 위해서 경쟁을 할 수밖에 없으며, 희소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익과 비용을 비교’하여 합리적 선택(효용극대화를 위한 행위)을 해야 한다.

“사람의 욕망은 내버려두면 한이 없다. 끝없는 욕망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 자기 욕망에 한계를 갖는다는 것은 목표를 분명히 가진 것이 된다.”는 괴테의 말은 음미해볼만한 경구이다.

정동운(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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