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곳만 '대우' 간판 걸어놓고 있다..해체 19년, 김우중의 유산



지금까지 사명에서 대우를 떼지 않은 곳은 대우조선해양·미래에셋대우·대우건설·위니아대우 정도다. 위니아대우를 제외한 3곳은 각각 조선·금융·건설 업종 톱3에 들어가는 규모 있는 기업이다. 또 4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약 21조원(미래에셋대우는 수수료 수익)으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대우자동차가 군산항에서 누비라를 선적하고 있다. [사진 대우세계경영연구회]](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12/10/joongang/20191210163554871zidy.jpg)
대우자동차는 그룹의 주력 사업이었다. 국민차로 오랫동안 사랑받은 티코·마티즈를 비롯해 르망·에스페로·라노스·누비라·레간자·아카디아 등 인기 모델을 선보이며, 현대자동차와 함께 자동차 산업을 이끌었다. 1991년 출시한 티코는 당시 사회초년생의 첫차로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룹 해체 후 2002년 미국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했다. 새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대우자동차'의 명맥은 유지했다. 그러나 GM은 대우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인상 등을 고려해 2011년 대우를 빼고 한국GM으로 사명을 바꿨다.
김우중 전 회장의 못다 핀 꿈은 대우자동차가 한국GM으로 넘어간 후에도 꽃피우지 못했다. 한국GM은 지난해 생산물량 감소를 이유로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이후 GM의 한국 철수설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급기야 산업은행은 한국GM을 붙들기 위해 지난해 공적자금 8000억원을 투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창원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560명도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GM이 한국서 철수한다면 대우자동차가 남긴 유산은 역사로만 남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여전히 골리앗의 풍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은 매출 9조6443억원을 올렸으며, 올해 수주액은 57억 달러(약 6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조선업 호황기에 비하면 수주액이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여전히 현대중공업에 이어 세계 2위 조선사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현저히 줄어든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1월 기업결합을 선언했다. 세계 1·2위 조선사의 결합은 유럽·일본 등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는 최근 일본·중국의 대형 조선소 간 합병이 이뤄진 점으로 볼 때 성사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결합이 되면 대우조선해양도 '대우'라는 이름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사명이 바뀌진 않겠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처럼 2~3년 후에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별도 회사로 운영한다고 말해 갑자기 이름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며“그동안 대우라는 이름으로 만든 배가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사명은 산업은행이 대주주가 된 후 2002년 해양 사업 분야가 포함되며 바뀌었다.

파키스탄 사람 중엔 이슬라마바드-라호르 고속도로를 '대우 고속도로'라는 부르는 사람이 많다. 파키스탄 최초의 고속도로를 대우건설이 수주해 시공했으며, 그 위를 대우자동차가 만든 고속버스가 달렸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1973년 김 전 회장이 영진토건의 영업권을 인수해 직원 12명으로 세운 회사다. 워크아웃 이후 주인이 세 차례나 바뀌었지만, 인수자는 대우라는 이름을 지우지 않았다. 여전히 국내외 시장에서 대우건설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주는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대우전자는 2006년 파산 후 워크아웃과 매각을 거쳐 대우일렉트로닉스, 동부대우전자로 이름을 바꾸면서도 '대우'는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대유위니아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현 사명인 '위니아 대우'를 쓰고 있다.
워크아웃 이후 대우중공업에서 떨어져 나온 대우종합기계는 2005년 두산그룹에 넘어가며 두산인프라코어로 거듭났다. 근래 국내 건설기계 업황 부진과 미·중 무역 분쟁, 신흥국 경기불안으로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김영주·김효성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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