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대세 신인' 이재욱 "365일 꽉 채워 연기했어요"
[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MBC '어쩌다 하루'서 백경 역
다채로운 캐릭터 연기하며 '호평'
고등학교 2학년 때 진로를 고민하던 한 학생은 아무런 계기도 없이 연기에 이끌린다. 무작정 연기학원에 등록했고, 이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18학번이 됐다.
입학하자마자 한 작품의 오디션을 보고 '덜컥' 붙었다. 이후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데뷔 1년 만에 가장 '핫'한 신인 배우가 됐다. 스물둘 청년 이재욱(21) 얘기다.
그는 지난해 tvN 주말극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마르꼬 역으로 강렬하게 데뷔했다. 당시 소속사가 없었던 그는 마르꼬 연기를 눈여겨본 현빈 소속사에 의해 계약하게 됐다.
이후 tvN 수목극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와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 연이어 출연했다.
최근에는 MBC '어짜다 발견한 하루'(어하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1년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낸 이재욱은 6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났다.
지난주부터 매체 인터뷰를 한 이재욱은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기사만 읽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 막상 해보니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하는 작업이더라"고 미소 지었다.
이재욱은 '어하루'에서 은단오(김혜윤)의 약혼남 백경 역을 맡았다. 백경은 차가운 '나쁜 남자' 였지만 무작정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이었다.
이재욱은 이 드라마를 통해 '서브남(두 번째 남자주인공) 유발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주인공 하루(로운)보다 더 인기를 끈 캐릭터였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화제성만큼은 최고였다.
평소 로맨스를 좋아한다는 그는 "오글거리는 설정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라는 걸 알지만, 오랜만에 나온 순정만화 같은 로맨스라서 시청자들이 좋아하신 듯하다"고 말했다.
'낯간지러운' 대사를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숙제였다. "책에서도 보기 힘든 대사를 입밖으로 뱉어야 해서 어려웠어요. 제 방식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진지한 상황에서 나오는 오글거리는 대사를 개그로 표현한 점이 신선했습니다. 배우들끼리 호흡도 좋았고요."
드라마는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설정으로 화제가 됐다. 캐릭터들도 그랬다. 이재욱은 "나를 제외하고 모든 배우의 비주얼이 좋았다"며 "10대들이 좋아할 법한 하이틴 로맨스가 취향을 저격한 듯하다"고 웃었다. "순정만화 속 오글거리는 대사가 한 편으론 재밌어요. 메시지도 있는 작품이고요. 안 보신 분들은 꼭 '정주행' 하시길 추천합니다."
'서브병 유발자'라는 수식어에 대해선 "백경인 단오를 짝사랑하는 친구"라며 "끙끙 앓는 사랑을 한 캐릭터라 연민을 불러일으킨 듯하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달려온 이재욱은 데뷔작인 '알함브라의 궁전'과 '장사리' 현장을 왔다 갔다 하며 촬영했다.
'알함브라의 궁전' 때는 소속사도 없었던 상황에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견뎠다. 혼자였던 터라 풀이 죽어있었단다. "정말 힘들었어요. 매니저가 곁에 있는 지금이 참 편하다고 느껴요.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간 탓에 해외 로케이션을 즐기지 못해서 아쉽죠. 그래도 그때 경험이 제게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바쁜 촬영 탓에 학업에 집중하지 못했다.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한 이유다.
'장사리' 학도병 역할도 큰 숙제였다. 힘든 상황 속에서 배우들끼리 끈끈한 전우애가 생겼다. 영화와 드라마를 동시에 맛본 그는 "신기했다"며 "두 작품 모두 정성스럽게 찍었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후 '검블유'와 '어하루'에 들어간 것이다. 365일을 꽉꽉 채워서 썼단다. '검블유'에서는 순수한 연하남 설지환 역을 맡아 여심을 저격했다. 이다희와 케미도 좋았다.
당시 반응이 뜨거웠다고 하자 배우는 "감사하다"며 "지난해부터 계속 밖에서 촬영하느라 반응을 잘 모르겠다. 작가님의 글을 잘 써주셔서 멋진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고 했다.
올해 22세인 그는 작품마다 다양한 연령대를 오가며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배우는 "모든 작품이 어려웠다며 "작품에 참여할 때 시간 분배를 잘하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게 돼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낯설다는 이재욱. '스물둘'이라는 나이에도 다채로운 역할을 소화해냈다. "'스물둘 밖에 안 됐냐'는 얘기를 자주 들어서 익숙해요. 군대는 당연히 갔다왔을 거라고 생각하더라고요(웃음)."
고등학교 때 무의미하게 보냈다는 그는 연기를 통해 처음으로 '재미'를 느꼈다. 상상한 연기와 실제로 체험한 연기가 달랐을 법하다. "예전엔 아무 생각 없이 작품을 봤었는데 이젠 다르게 보여요. 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수천 번, 수만 번의 테이크를 가야 하는 등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장면마다 다 대단해 보여요."
사회생활을 빨리 한 터라 인간관계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이재욱은 "인간관계가 어렵다"며 "상대방이 누구든지 똑같이 대하고, 누군가를 함부로 싫어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을 숨 가쁘게 달린 이재욱에게 2019년은 잊지 못할 한 해다. "좋은 작품에 연이어 출연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연기에 대해선 아쉬운 점이 많아요. '알함브라의 궁전'에서 제 모습을 휴대폰으로 처음 봤을 때 너무 창피해서 폰을 던지기도 했어요. 하하. 앞으로 조금씩 더 발전하고 싶어요."
내년에는 JTBC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 출연한다. 명랑 소년 역할로 또 다른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배우는 "30대에 가까운 20대 역할"이라며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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