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이규성 "까불이 役, 알고 있었지만 혼돈 와" [엑's 인터뷰①]

박소연 2019. 11. 2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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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박소연 기자] 배우 이규성이 '동백꽃 필 무렵' 오디션 일화부터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이규성은 연쇄살인범 까불이이자 철물점을 운영하는 박흥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조용한 성격의 흥식부터 분노를 표출하는 연쇄 살인범 까불이까지, 반전의 연기를 통해 안방극장에 소름을 유발했다.

이규성은 26일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동백꽃 필 무렵'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드라마를 통해) 큰 수혜를 받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요즘 많은 분들이 더 큰 리액션으로 알아봐 주는 것 같다"는 이규성. 그는 "흥식이의 이야기가 비중 있게 풀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분들이 '까불이 찾기'를 하면서 길에서 알아봐 주셨다. 나중에 흥식이가 '까불이'로 집중 받을 땐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고 했다. 신기했다. 비중이 점점 늘어나면서 더 밝은 리액션으로 알아봐 주셨다"고 말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지난 21일 종영 당시 2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규성은 흥행을 예감했을까. 그는 "대본을 읽었을 때 너무 재밌었다. 평소 임상춘 작가님을 존경했는데, 많은 대중 분들이 작품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영훈 감독님 역시 연출을 너무 잘 하셔서 '이 작품은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잘 되리라고 생각을 못 했다"고 전했다.

사실 이규성은 허당 연애코치 양승엽(이상이 분)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 그는 "1차 오디션을 볼 때는 까불이의 존재 자체도 몰랐다. 따뜻한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알고 있었다. 마냥 밝은 캐릭터로 알고 있었는데 최종 오디션이 끝나고 감독님이 영화 '추격자' 대본을 주셔서 놀랐다. '캐릭터가 돌변을 하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감독님이 이때 '까불이'라는 역할을 알려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촬영 시작 후 혼돈이 왔었다고. 이규성은 "두 번째 촬영 때 감독님이 부르셔서 '규성아 너가 까불이일 수도 있고, 아버지가 될 수도 있다. 열려 있는 상태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연기적으로 여러가지 준비를 했다. 제가 까불이인 상태, 아버지가 까불이인 상태, 그 중간의 애매한 상태 버전으로 준비를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하루 종일 '내가 까불이라면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새벽에 갑자기 '까불이가 아니면 준비했던 것들이 허투루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혹시 모르니까 스스로 계속해서 싸움을 했었던 것 같다. 하나는 살인마, 하나는 불쌍한 살인마의 아들로 많이 부딪혔던 것 같다. 하루에 몇 번씩 회의감이 들기도 하고 혼자 싸웠지만 그런 고충이 연기적으로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득이 되었던 고통이었다"고 전했다.


자신의 정체가 '까불이'라는 것이 밝혀진 후 주위 반응은 어땠을까. 이규성은 "마지막회가 방송된 후 친구들에게 다짜고짜 욕이 왔다. 하지만 기분이 나빴던 게 아니라 너무 좋았다. (까불이 정체를) 말하고 싶었지만 마지막에 정체가 밝혀지게 돼서 후련했다. 시청자분들이 느꼈던 감정을 저도 비슷하게 가져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까불이'는 사회에 존재하면 안 되지만, 존재의 시발점을 생각해봤을 때 어머님의 부재와 일을 나가는 아버지 밑에서 여러 결핍이 있었던 것 같다. 어린아이들이 충동을 잘 제어하지 못하는데 옆에서 제어해 줄 사람이 없다 보니 그게 성격, 성향으로 자리잡아 버린 것 같다. 아이들을 헤아릴 수 있고, 좋게 이야기할 수 있는 따뜻한 관심이 있다면 더 이상 '까불이'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규성이 까불이라는 정체가 밝혀지면서 그는 극중 동백(공효진)에게 맥주잔으로 머리를 가격당하고, 동네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았다. 방송 후 공효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직접 사과글을 게재하기도.

그는 "슈가 글라스로 만든 잔이어서 축구공으로 맞는 느낌이었다. 일단 너무 신났었다. 이번 작품 하면서 여러 경험을 했다. 대역이 생기기도 하고, 아역도 있었고, 아버지 역할도 있어보고, 여러 장르를 경험했다. 슈가 글라스를 맞는다고 했을 때 너무 행복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장에서도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사실 대본 상에는 '때리기 직전에 경찰이 말린다'고 써 있었는데 예상을 못 했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이게 좋다고 해서 맞는 장면이 추가됐다. 장면 자체를 보면 고통스러웠겠다 하면서도 현장에서는 재밌었다. 선배님들이 잘 챙겨주시고 편하게 해주셔서 고통은 짧았고 얻는 게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공효진, 강하늘, 오정세 등 선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규성은 "공효진 선배님은 어릴 때부터 지켜봐와서 근엄, 위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는 너무 털털하고 동네 누나 같았다. 마음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강하늘 선배님 역시 미담 제조기로 알려진 만큼 잘 챙겨주고, 연기적인 가치관과 배우로서 나아갈 길에 대해 배울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한 "오정세 선배님과는 영화 '스윙키즈', tvN 드라마 '진심이 닿다'에 이어 세 번째 함께 하는 작품이다. 격려도 많이 해주고 시작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응원의 말씀을 해주셨다. 이정은 선배님과도 호흡을 많이 맞췄다. 선배님 역시 영화 '기생충'으로 이목이 집중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에서 너무 편하고, 누나처럼 편하게 대해주셔서 자칫 딱딱하게 나올 수 있는 장면들을 창의적으로 나오게끔 해주셨다"고 말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yeoony@xportsnews.com / 사진=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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