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일본서 '나루히토씨'는 괜찮나요?" 전우용의 질문

김상기 기자 입력 2019. 10. 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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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씨가 일본 편향적 방송 논란을 일으켰다 유감을 표명한 KBS 1TV '시사 직격' 제작진을 비판했다.

그는 KBS 제작진이 "일본에서 '~씨'는 격식을 갖춘 존칭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그럼 일본에서 한국기자가 나루히토씨라고 불러도 괜찮은가"라고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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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씨가 일본 편향적 방송 논란을 일으켰다 유감을 표명한 KBS 1TV ‘시사 직격’ 제작진을 비판했다. 그는 KBS 제작진이 “일본에서 ‘~씨’는 격식을 갖춘 존칭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그럼 일본에서 한국기자가 나루히토씨라고 불러도 괜찮은가”라고 몰아붙였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1TV '시사직격' 방송화면 캡처.


전씨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불거진 ‘시사 직격’ 논란을 거론했다.

그는 역사학계 원로가 일본 학술대회에서 겪은 일을 전했다. 일본인 학자들과 대화를 하다 ‘천황이라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통역이 당황하다 결국 ‘천황폐하’로 바꿔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나중에 통역은 ‘일본 사람들 앞에서 천황에게 무례한 언사를 쓰면 큰일 난다’고 원로에게 귀띔했다는 것이다.

전씨는 “KBS가 산케이 기자가 ‘문재인씨’라고 발언한 일에 대해 ‘일본에선 씨가 격식을 갖춘 존칭어로 사용된다’고 해명했다”면서 “산케이 기자는 한국에서 씨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를 리 없는 사람이다. 만약 KBS 일본 특파원이 NHK에 출연해서 ‘나루히토씨’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고 되물었다.

전우용 페이스북 캡처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기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인씨’라고 부르는 것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기자가 일본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나루히토씨’라고 부르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씨는 이어 산케이 기자가 의도적으로 ‘씨’를 썼다고 판단했다. 현장의 사회자가 이런 무례를 지적하기는 어려웠더라도 산케이 기자를 위해 변명해줄 이유는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 문화를 잘 아는 일본인의 의도적 무례(無禮)나 비례(非禮)조차 덮어주려고 애쓰는 것도 우리 안에 남아 있는 혐한 의식”이라면서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무례한 이유도 일본 편에서 생각하는 한국인이 많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시사 직격 제작진은 전날 일본 편향적 방송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구보타 루리코 산케이신문 해설위원의 ‘문재인씨’ 발언에 대해 일본에서는 ‘~씨’라는 표현이 격식을 갖춘 존칭어라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2일 오후 도쿄 왕궁의 정전(正殿)인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도쿄=교도연합


제작진은 “아베 총리를 지칭할 때도 출연자 모두 ‘~씨’라는 표현을 총리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했다”면서 “산케이 신문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을 함부로 언급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적었다. 이어 “다만 제작진이 자막을 사용함에 있어 국민 정서를 더 고려하여 신중하지 사용하지 못해 불쾌감을 드린 점은 아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보타 위원은 지난 25일 방송에서 “한일 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원인은 문재인씨의 역사관 때문”이라면서 “문 정권은 친일의 뿌리를 가진 박근혜가 해온 일을 외교적 실패로 규정하고 그걸 무너뜨리고 바로잡으려고 한다. 반일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신념은 바뀔 리가 없다. 그런 신념이 있는 한 한일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1TV '시사직격'에서 구보타 루리코 산케이신문 해설위원이 "한일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한 원인은 문재인씨의 역사관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구보타 위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2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일왕의 책임을 거론한 것을 지적하면서 ‘표현’을 문제 삼았다. 문 의장은 당시 “일본을 대표하는 일왕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손잡고 ‘정말 잘못했어요’ 그 말 한마디면 다 풀어지는 거예요”라고 발언했다. 구보타 위원은 이를 두고 “문씨는 천황의 책임을 너무 쉽게 언급했다”면서 “그런 말은 일본인에게 극단적으로 자극적인 말이다.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으면 일본인에게 한국인의 상상보다 100배는 큰 반감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이 일왕을 쉽게 이야기했다고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은 한국 대통령을 한국어에서 낮춘 표현인 ‘문재인씨’라고 부른 것이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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