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개별관광, 대북제재 뚫는 '창의적 해법' 될 수 있을까
유지혜 2019. 10. 27. 16:28
북한의 금강산 관광 시설 철거 통지에 대해 통일부는 25일 “달라진 환경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금강산 관광의 창의적인 해법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창의적 해법 마련의 조건에 대해 ▶국제정세와 남북협의 등 제반 조건과 환경 ▶국내적 공감대 형성을 들면서다.
결국 제재를 풀어 금강산 관광으로 현금 벌이를 하게 해달라는 북한의 압박수에 정부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촘촘해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망으로 인해 정부의 창의적 해법에도 한계가 있다. 안보리 결의 2375호는 북한과의 합작 사업 설립ㆍ유지ㆍ운영과 북한 노동자 고용을 금지했다. 북한이 독자개발을 공언하기는 했지만, 외부 투자가 필요할 경우 이런 조항에 막힐 수 있다.
이에 정부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방안이 개별 관광 활성화다. 지금도 외국인들의 북한 관광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일본 및 일부 서방 국가들 관광객으로 수요가 제한적이다. 북한 입장에선 결국 한국인 관광객을 흡수할 수 있어야 금강산 관광지구의 성공도 기대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현지 지도에서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우리 국민의 관광은 통일부 차원에서 허락할지 말지의 문제”라고 했다. 단체가 아닌 개인 관광은 정부가 허가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도 “개별관광 자체는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이 아니고, 안보리 결의의 다른 조항에 저촉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 관광은 단순히 대량 현금 유입 금지 조항을 피하고 말고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대북 제재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쓸 수 없도록 모든 수입원을 막는 게 핵심이다. 형태가 개인 관광이라고 해도, 통일부의 허가를 받아 한국 국적자가 돈을 내고 북한에 관광을 간다면 양이 많고 적고를 떠나 한국 정부가 북한으로의 현금 유입을 독려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안보리 결의 2270호 32항도 “모든 회원국은 자국민이나 자국 단체가 북한 정부나 조선노동당 기구, 혹은 이들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단체에 어떤 자금, 금융자산, 경제자원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결정했다.
또 노동당 39호실 등 북한 당ㆍ정ㆍ군 주요기관은 모두 미국과 안보리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금강산 관광 수익이 북한 정부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고려하면 상황은 한층 복잡해지는 셈이다.
통일부가 창의적 해법의 조건으로 국내적 공감대 형성을 언급한 것은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살 사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아직 박왕자씨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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