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포르노 비밀사이트 337명 적발, 223명이 한국인

정효식 입력 2019. 10. 17. 06:46 수정 2019. 10. 1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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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다크넷 이용자 12개국서 337명 적발,
미국 92명, 영국 18명 등..유료회원 4000여명
한국 벌금·집행유예, 미국은 초범도 5년~20년
미·영·스페인에서 성착취 피해 아동 23명 구조

미국은 1번 다운에 징역 5년, 한국은 25만건 유통에 18개월
제시 리우 미 워싱턴DC 연방검사가 16일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를 유통시킨 불법 폐쇄 사이트 다크넷의 운영자인 한국인 손모(23)씨와 세계 38개국 이용자 337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주미대사관 윤외출 경무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이기영 법무협력관(가장 왼쪽)이 참여했다.[이광조 JTBC 촬영 기자]
한국과 미국·영국이 16일(현지시간) 폐쇄형 비밀 사이트 다크넷(darknet)을 이용해 25만건의 아동 포르노를 유통한 한국인 손모(23) 씨와 12개국에서 이용자 337명을 체포·적발했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적발된 이용자 가운데 한국인이 223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 92명, 영국 18명 순이다. 비밀 사이트 유료회원만 세계 38개국 4000여명, 다운로드 횟수도 1백만 건이 넘기 때문에 수사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미국, 스페인과 영국에서 사이트에서 유통된 아동 포르노 제작에 희생된 아동 23명도 수사 과정에서 구조됐다.

손 씨는 2015년 6월부터 승인된 회원만 별도 프로그램을 통해 접속하고, 암호 화폐 비트코인으로 아동음란물을 사고파는 '웰컴 투 비디오'(Welcome To Video)라는 다크넷 사이트를 운영했다. 손 씨는 지난해 5월 한국에서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아동·음란물 판매 등 혐의로 구속된 뒤 1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미국은 처벌이 달랐다. 이 사이트에서 1회 다운로드한 이용자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제시 리우 워싱턴 DC 연방검사는 이날 회견에서 "이 사건은 아동 포르노 매매에 암호 화폐를 사용한 것을 적발한 첫 번째 사례"라며 "이 사이트의 모두 약 8 테라바이트 분량 자료 대부분은 사춘기 이전 아동 음란물로 심지어 걸음마를 배우는 유아나 젖먹이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불법 다크넷을 활용해 저지른 이들 범죄자가 끔찍한 범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했다. 브라이언 벤츠코프스키 법무부 차관보는 "어린이 성 착취로 이익을 얻는 다크넷은 가장 비도덕적이며, 비난받아 마땅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8테라바이트 분량 25만건…유아, 신생아까지 성 착취 대상
손모(23)씨가 개설한 폐쇄형 불법 다크넷(darknet)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에서 아동 포르노를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화면.[이광조 JTBC 촬영 기자]
법무부가 공개한 이용자 적발 사례에서 한 번이라도 아동 포르노를 내려 받은 경우 한국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받았다. 코네티컷주 마크 롤러(38)는 아동 포르노 수령 혐의로 징역 5년과 5년 보호관찰, 워싱턴 DC의 니콜라스 스텐걸(45)은 수령 및 돈세탁 혐의로 징역 15년과 형 만료 뒤 종신 보호 관찰형이었다. 텍사스주 전직 국토안보부 수사 요원인 리처드 그래코프스키(40)는 1회 다운로드와 시청 목적의 1회 접속 혐의로 징역 70개월, 보호관찰 10년형과 7명의 피해자에 3만 5000달러 배상까지 선고받았다. 미국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자국인은 물론 외국인까지 전원 실명과 거주지, 나이를 공개했다.


영국 다섯살 남아 강간 영상 제작 20대 징역 22년형 선고
아동 포르노를 제작해 사이트에서 유포한 영국의 카일 폭스(26)는 아동 강간, 성폭행 및 아동 포르노 공유 등 혐의로 2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의 폴 젠킨스 미주지역 책임자는 "그는 다섯살 소년을 강간하고, 3살 여자아이를 성추행하는 장면을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아동음란물을 제작·수입 및 수출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 영리 목적의 판매·유통은 10년 이하 징역, 단순 소지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미국 형법은 더 가혹하다. 아동 포르노 제작은 초범이라도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까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주(州)간 또는 외국에 상업적으로 유통한 경우엔 초범도 최소 5년에서 20년형이다. 재범 이상은 더 혹독하게 가중 처벌을 받는다.

한국인 손모(23)씨가 운영한 불법 폐쇄형 다크넷 아동 포르노 유통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적발한 뒤 사이트가 폐쇄됐음을 안내하는 화면[이광조 JTBC 촬영 기자]
그렇다고 주범 손씨가 징역 1년 6개월만 선고받은 건 한·미 법정형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은 재판 과정에서 세부 양형 기준을 엄격히 지킨다. 판사의 재량에 따라 집행유예부터 징역 10년까지 운명이 바뀌는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손씨의 경우 미국 연방 검찰이 아동 포르노 유통죄뿐 아니라 미국으로의 수입, 범죄에 비트코인을 활용한 돈세탁 혐의까지 9개 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에 앞으로 범죄인인도를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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