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지 "옥주현이 롤모델, 걸그룹 출신 배우의 길 잘 따르고파" [엑's 인터뷰②]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가녀린 몸에서 나오는 파워풀한 소리로 무대를 활보한다. 뮤지컬 데뷔작이지만 마리 앙투아네트와 함께 극의 주축을 이루는 마그리드 아르노 역을 맡아 인상을 남긴다.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마리 앙투아네트'로 뮤지컬에 발을 들인 가수 김연지 이야기다.
김연지는 동료 배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하며 팀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배우분들이 다 좋고 서로 격려를 많이 해줘요. 처음이다 보니 떨리고 긴장이 많이 되는데 무대에 오를 때마다 파이팅해주고 서로 힘을 주면서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힘이 되더라고요. 부족해서 선배들 앞에서 주눅들 수 있는데 선배님들이 잘 리드해주고 자신을 믿고 잘하면 된다며 편안하게 해줘 너무 감사해요. 연습 때도 다 같이 잘 지냈어요. 처음에 정말 많이 긴장하고 걱정했는데 다들 잘 챙겨주고 잘 이끌어줘 감사해요."
마리 앙투아네트(김소현, 김소향)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가 마그리드 아르노다. 허구의 인물이지만 마리 앙투아네트 못지않게 비중이 크다. 화려함의 절정에 마리 앙투아네트가 있다면 마그리드 아르노는 굶주리고 집 없고 누더기를 걸친 빈민이다. “누군가는 행복에 젖고 누군가는 눈물에 젖네”라며 사회의 부조리에 분노하고 혁명을 선도한다.
"많이 어려웠어요. 실존 인물이 아니라서 어디에서 찾아야 하지 했죠. 다른 인물은 실존 인물이어서 찾아보면 나오는데 마그리드는 명확하게 찾을 수 없어서 배경을 많이 봤어요. 그 당시 여성들이 어떻게 선동을 했는지 유추했죠. 영화, 책, 다큐멘터리 등도 보고 선동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봤어요. 로버트 요한슨 연출님이 여자 세 분을 추려냈다고 하더라고요. 대본에 충실하면서 마그리드의 감정에 다가가려고 노력했어요. 아무 검증이 안 된 상태에서 보여주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열심히 연습했고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무대에 오르고 있죠."
마그리노 아르노 역에 더블 캐스팅 된 뮤지컬 선배 장은아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았단다.
"언니가 많이 배려해주고 이끌어줬어요. 하나처럼 느껴져 되게 기분이 좋아요. 저도 만들어가지만 한계가 있을 때 언니가 생각하고 만드는 부분을 느끼고 배우는 게 많아요. 언니가 어떻게 생각하나 보면서 많이 도움을 받았던 것 같아요. 이래서 선배구나,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할 정도로 많이 배웠어요. '첫 작품이니 잘 만들어 올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해주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주고요. 뮤지컬 룰을 숙지한다고 해도 처음이라 착오가 있는데 많이 짚어주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이야기해주고 잘 챙겨줘 감사해요."
5년 만에 돌아온 '마리 앙투아네트'는 대중에게 잘 알려진 오스트리아 황후 마리 테레자의 딸이자 프랑스의 왕 루이 16세의 아내 마리 앙투아네트 이야기다. 프랑스의 왕비였으나 18세기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다. 마그리드는 마리와 대적하는 동시에 출생에 있어 반전의 키를 가진 인물로 마리의 처절한 삶을 부각하는 역할을 한다.
"아무래도 가장 와 닿고 마음이 아픈 장면은 2막에서 재판이 끝나고 마리를 보내야 할 때에요. 마그리드가 사형 선고를 받은 마리의 손을 잡고 '이것밖에 해줄 게 없구나'라고 하는데 처음으로 마음이 통해 서로만 아는 교감을 하거든요.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인 것 같아요. 처음 연습할 때도 잊지 못 해요. 1막에서 (발랄하게) '봉수아'를 하던 (김)소현 언니가 마지막 신에서 눈물이 글썽하더라고요. 그때의 감정을 잊지 못 해요. 되게 울컥했죠. 선배들에게 배우면서 하고 있어요."
최근 많은 가수들이 뮤지컬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2006년 그룹 씨야의 메인 보컬로 데뷔한 김연지는 상대적으로 늦은 감은 있지만 데뷔작에서 주연 배우로 발탁돼 무리 없이 무대를 소화하고 있다. 그런 그의 롤모델은 걸그룹 핑클 멤버에서 뮤지컬 디바로 활약 중인 옥주현이란다.
"아무래도 가장 길을 잘 만들어준 배우는 (옥)주현 언니라고 생각해요. 선배님이 어떤 길을 걸어갔는지 조언을 받으면서 갈 수 있다면 잘 따라서 가고 싶어요. 주현 언니와는 다른 색깔을 가진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하는데 선배님이 길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보고 갈 게 있다는 게 큰 힘이 돼요. 저 역시 누군가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길을 닦아 놓으면 누군가는 그걸 보고 좋은 도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은 이른 말이지만 만약 뮤지컬 배우로 잘 가게 된다면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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