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경 해금강 수백개 이어놨다, 80km 바위기둥에 눈이 번쩍


끝없이 펼쳐진 자작나무 숲

사하족은 시베리아 최다 민족 구성원을 거느리고 있지만, 러시아의 강한 힘에 둘러싸인 맹지(盲地) 국가다.
북극해 쪽으로는 바다로 열려 있으나, 겨울에 얼어붙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륙 국가나 마찬가지다.

레나 강은 야쿠츠크를 지나면서 다시 북서쪽으로 방향을 크게 틀고, 다시 북쪽으로 흘러 북극해로 들어간다. 전체 길이는 4294㎞에 이른다.

9월인데도 호텔 현관의 온도계는 기온이 영상 1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도로변 휴게소 주변의 풀과 나뭇잎 위에는 성리가 하얗게 내렸다.
개발 열풍에 불도저 굉음



구불구불하고 비좁은 진흙탕 길을 펴 왕복 4차로의 도로를 만드는 현장이었다.
파크롭스크는 서쪽 우다치니·미르니의 다이아몬드 광산과 남쪽 천연가스 생산지역을 야쿠츠크와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다.

2012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록된 ‘레나 필라(Lena Pillar) 자연국립공원’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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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 러시아의 절경 '레나 필라'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건너편 강변으로 눈을 돌리니 웅장한 경관에 입이 딱 벌어졌다.
높이 200m 안팎의 기기묘묘한 바위기둥이 레나 강 우안(右岸)을 따라 거대한 성벽처럼 줄지어 서 있었다.
바위는 사람 모양도, 손과 발을 확대해 놓은 것 같은 모양도 있었다.
피라미드를 잘라낸 것처럼 커다란 세모꼴을 한 것도 눈에 들어왔다.
모터보트로 20여 분을 달렸지만, 전체의 일부분인 10여㎞ 정도 보는 데 그쳤다.
러시아 안내인은 "바위기둥이 강변을 따라 80㎞ 정도 연이어 펼쳐져 있다"고 설명했다.

20여 분을 모터보트로 달린 뒤 레나 필라 중간 지점의 강변에 도착했다.

절벽 사이로 들어가 뒤쪽 산등성이로 우회해서 바위기둥까지 오르는 2㎞의 등산로는 가팔랐고, 가랑비가 내려 미끄러웠다.
200m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주변 바위기둥과 레나 강 모래톱의 경치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손색이 없었다.
40만 년 역사가 빗어낸 보물

바다에 잠겼다 드러났다 하면서 석회암·이회암·백운암·점판암 등이 번갈아 쌓인 지층이다.
40만 년 전 지각 활동으로 이 지층이 놓인 시베리아 판이 200m가량 솟구쳐 올랐고, 이후 침식이 일어나면서 지금 같은 모습을 띠게 됐다.
특히 여름에는 몹시 덥고, 겨울에는 추위가 극심한 이곳 기후까지 작용하면서 영구동토(permafrost)와 열카르스트(thermokarst) 활동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열(熱)카르스트는 겨울에 얼었던 땅이 여름에 녹으면서 호수가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극동 러시아의 별 야쿠츠크

이곳에 중국·호주 자본이 몰려오면서 곳곳에 호텔과 고층 빌딩이 속속 들어서고 있었다.
동행한 주강현 APOCC원장(현 국립해양박물관장)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작고 낡은 건물뿐이었는데, 고층 빌딩이 즐비해 상전벽해를 느낀다"고 했다.
1980년대 말 18만명이던 인구도 30만 명을 넘어섰고, 야쿠츠크 공항도 2011년 새 단장을 했다.
러시아 가스 자원의 27%, 석유의 21%, 석탄의 45%가 극동러시아에 묻혀 있기 때문에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중국은 야쿠츠크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내는 4000㎞의 가스관도 건설할 예정이다. 여기에 총 50억달러(6조원)이 투입된다.

2040년 이후에는 연중 쇄빙선 없이 운항이 가능해질 것이고, 사하 공화국은 북극항로를 통해 한반도와 연결될 것이다.
2013년 레나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야쿠츠크와 마주하고 있는 니즈니베스탸흐까지는 지난 2013년 철도가 연결됐다.
야쿠츠크 동쪽을 흐르는 레나 강 위에 다리가 건설되면 야쿠츠크는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철도로 바로 연결되는 것이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한국도 아무르 강 너머 레나 강까지, 극동 러시아 전체로 북방 진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대로 얼어버린 야생화

1941년에 세워진 이 연구소 지하 5~12m에는 영구 동토층의 실상을 한눈에 보여주는 터널이 층별로 설치돼 있다.
영구동토층에서 채취한 화석과 얼음에 갇힌 물고기·야생화를 전시·연구하기 위해 영하 7도를 유지하고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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