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7000명 목숨 앗아갔다..美 '죽음의 진통제' 12조원 소송
![오피오이드 성분이 든 마약성 진통제 '옥시코돈'. [AP=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8/31/joongang/20190831050107107auvv.jpg)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북부 브롱크스의 한 아파트에서 한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지 며칠이 지나 집주인의 신고에 의해서였다. 34살 제를란 로하스. 경찰은 그녀가 오피오이드(opioid)계 마약성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오피오이드는 아편의 주성분인 모르핀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통증 완화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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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 진통제의 치명적 유혹
오피오이드는 수술한 환자가 기존 진통제로 효과가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 의사의 처방으로 복용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990년부터 2017년 사이에 오피오이드 남용 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4만760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2000~2016년 미국에서 아편(Opioid) 성분 마약 및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 추이[미 질병통제센터]](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8/31/joongang/20190831050108203wtff.jpg)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녀가 오피오이드를 복용하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뮤지컬을 좋아했고 브로드웨이 오디션을 보는 것을 꿈꾸며 노래 CD를 녹음하곤 했던 제를란은 그해 자신을 뚱뚱하다고 여겨 위장 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통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던 그녀는 이때부터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제를란의 언니는 NYT에 “처음 1년 동안은 괜찮았다. 그런데 그녀가 점점 많은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나중에 그것이 약을 더 많이 사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거리에서 한 알에 10달러 정도에 팔리는 가짜 진통제를 암암리에 구입해 복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를 ‘스키틀즈(skittles)’라고 불렀다. 어머니가 그만 두라고 독촉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미 퍼듀 제약이 판매하고 있는 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AP=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8/31/joongang/20190831050109343vprc.jpg)
낸 골딘은 오피오이드 진통제에 중독됐다 회복 치료 중이다. 그녀는 손목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강력한 진통제를 복용했다. 골딘은 “내 몸은 빠르게 중독되기 시작했다. 하루 3알씩 먹던 복용량을 점차 늘렸고 나중에는 암시장을 찾았고 마침내 어느 시점에 헤로인과 펜타닐의 혼합물인 또 다른 마약을 과다 복용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고 NYT에 털어놓았다. 그녀는 이 진통제를 만든 제약회사 퍼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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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피해자들에 5억7200만 달러 배상하라”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오클라호마주 법정에서 발크만 판사가 판결문을 읽고 있다. 재판부는 존슨앤드존슨이 피해자들에게 5억72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P=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8/31/joongang/20190831050110535bhbs.jpg)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에 대한 배상 판결이 내려진 지난 26일 뉴욕 주식 시장. 배상금이 당초 예상된 15억~20억 달러보다 적은 5억 7000억 달러로 나오자, 이날 존슨앤드존슨의 주식은 2% 상승으로 마감됐다. [EPA=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8/31/joongang/20190831050111792ijsi.jpg)
퍼듀사도 피해자들의 소송에 손을 들었다. CNBC에 따르면 퍼듀제약은 미국 10여 개 주에서 진행 중인 2000여 건의 소송 합의금으로 100억달러(12조1300만원)에서 120억달러(14조5700억원)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보고서는 퍼듀제약이 ‘옥시콘틴’(오피오이드 성분 진통제 제품명) 판매로 35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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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판매..."명의 도용해 구입 우려"
미 법원에서 문제가 된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의 듀로제식과 뉴신타는 한국에서도 마약성 진통제로 판매되고 있다. 듀로제식의 경우 주의사항에 “약물의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신중히 투여한다”고 적혀 있는 상태다.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얀센의 마약성 진통제 듀로제식 패치. [druginfo 홈페이지 캡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8/31/joongang/20190831050112973zblc.jpg)
우리나라는 병원이나 약국에서 이같은 약품을 취급ㆍ판매할 경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하게 돼 있다. 만성 통증 완화에 쓰이는 펜타닐 성분의 듀로제식도 합성 마약으로 중점관리품목이다. 이를 취급하는 약국은 일반관리품목과 달리 일련번호까지 보고하게 돼 있다.
![약품 주의사항에는 ’계속 복용하면 약물 의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신중히 투여한다“고 돼 있다. 중독성에 대신 약물 의존성이란 표현을 썼다. [druginfo 홈페이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8/31/joongang/20190831050114059xhdv.jpg)
마약성 의약류에 대한 엄격한 관리 체계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선 명의 도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명의로 처방을 받을 경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약국 차원의 확인밖에 없다는 것이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마약류 의약품 처방 조제 단계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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