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말 쓰는 경찰, ZG 번호판 車..중국군 이미 홍콩진압 투입됐다"
시위 대학생 대표 "진압 작전에 가담 정황"
중국어 쓰는 무장 경찰, 시위대 영상서 확인
주둔군 번호판 차량도 시위 현장서 포착돼
중국법, '주둔군 임무는 홍콩 안전 보장 목적'
그가 제시한 근거는 3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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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홍콩 무장 경찰, 언어는 중국어
지난 5일 홍콩 시내 타이포 쇼핑몰에서 시작된 집회가 가두 행진으로 번지자 무장 경찰이 투입됐다.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시위대가 당시 찍은 영상에 중국어를 하는 무장 경찰 일부가 포착됐다. 중국어와 홍콩 광둥어의 발음은 전혀 다르다.
펑종신은 "홍콩 사람들은 이런 말을 들으면 단번에 그가 중국 사람이라고 확신한다. 같은 뜻이라면 ‘리도우, 리도우(呢度ㆍ이쪽,이쪽)’라고 말해야 한다. 더욱이 저런 표현은 홍콩에선 아무도 쓰지 않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지’라는 표현은 특히 홍콩에선 사용하지 않는 단어”라고 덧붙였다. 무장 경찰이 ‘동지’라며 동료들을 찾았다는 점에서 한 명이 아니란 점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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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둔군 번호판 단 차량, 시위 현장서 포착
차량의 번호판은 ‘ZG’로 시작된다. 이는 '홍콩에 주둔한다'는 뜻의 ‘Zhu Gang’(駐港)의 약자다. 홍콩 주둔군 차량은 ‘ZG’로 시작되는 번호판을 사용한다. 대만 매체인 자유시보에 따르면 2016년 홍콩 주둔군 당국이 ‘ZG’는 주둔군 차량 번호라고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펑종신 대표는 “이 차량까지 발견되면서 중국어를 사용하는 무장 경찰이 주둔군일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펑중신은 “지난 7월 1일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 건물을 점거한 이후 경찰의 무력 대응이 강해졌고 이후 8월5일 삼파(三罷) 투쟁이 시작되면서 경찰 진압이 변곡점을 맞았다”고 말했다. ‘삼파’란 수업 거부의 파과(罷課), 노동 파업의 파공(罷工), 상점 철시의 파시(罷市)를 뜻한다. 홍콩 시위가 전방위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이때부터 중국어를 쓰는 무장 경찰들이 발견되기 시작했고 진압이 더욱 폭력적으로 바뀌었다”며 다른 시위 대학생들의 여론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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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 자세, 홍콩 경찰과 달랐다"
최근 시위 현장을 지나가던 한 여성이 이유없이 무장 경찰에 붙잡혀 쓰러지는 영상이 SNS상에 퍼졌다. 경찰의 과격 대응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홍콩의 안전이 불안하다고 판단할 경우 중국 중앙정부가 합법적으로 주둔군을 투입할 수 있는 셈이다. 홍콩 정부가 중국 정부에 요청할 경우도 주둔군 투입이 가능하다. 계엄령 선포나 중국군의 직접 개입 같은 극약 처방보다 외부 저항 없이 홍콩 경찰의 진압 강도를 높이는 방법일 수 있다.
홍콩 주둔군은 현재 6천~1만 명 수준으로 홍콩에 12~14개 부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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