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파트 80살이 최고령..예멘 500살 아파트 비결은
16세기 고층아파트 500동 지어
현재까지 7000명 살아
한국 아파트 평균수명 30년
26일 유네스코에 따르면 예멘 도시 시밤(Shibam)은 ‘여러 층 건축물을 토대로 한 도시 중 가장 오래되고 우수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록돼 있다. 1530년대에 지어진 5~8층 아파트 500여 동에는 지금도 7000명가량이 살고 있다. 시밤의 별칭은 ‘사막의 맨해튼’이다.
수년 전 시밤에 다녀온 여행작가 강주미씨는 “진흙에 지푸라기를 섞어 말려 벽돌처럼 만든 ‘어도비(Adobe)’로 집을 지었다”며 “그 옛날에 5층 이상 높이로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밝혔다.
또 강씨는 “건물은 주민들 손에 의해 계속 가꿔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은 “우리 아파트도 의지만 있다면 예멘 시밤처럼 500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파트를 한 번 짓고 500년까지 쓰라고 강제할 일은 아니다. 구조적으로는 튼튼할지라도, 다른 측면에서 생활 만족도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설비 노후화 문제다. 녹물 나오고, 하수도 막히고, 엘리베이터가 먹통이 된다면 설비 교체를 위해 리모델링을 하거나 심하면 재건축을 해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을 고려해도 한국은 해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빨리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짓는다는 평가다. 100년은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구권 국가의 아파트 평균 수명은 100년가량에 달한다. 영국은 140년을 넘는다고 한다.
이웅종 한국콘크리트학회 공학연구소 연구원(공학 박사)은 “한국인은 유럽 등 해외 국가보다 주생활 트렌드가 급격히 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점 또한 건축물의 수명을 단축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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