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사인회·경기 불참, 관중석에선 "메시, 메시"
팀K리그와 친선경기 벤치만 지켜
고가 티켓 산 팬들 "호날두" 연호
몸도 안풀자 곳곳에서 야유 터져
후반 24분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서 "호날두, 호날두"란 구호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한국축구팬들은 서울에서 '호우 세리머니'를 보지 못했다. 방한한 유벤투스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포르투갈)가 사인회에 이어 경기도 불참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 공격수 호날두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K리그 선발팀)'와 친선경기에 결장했다.
호날두는 이날 선발명단에서 제외돼 벤치 대기했다. 이날 후반전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주최사인 더페스타측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호날두가 45분 출전하는 계약조항을 넣었다고 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출전은 물론 몸도 풀지 않았다.
후반 43분에는 "메시, 메시"란 구호도 나왔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호날두의 라이벌이다. 한국팬들이 호날두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거다. 호날두는 이날 경기 전 몸을 풀지 않았다. 부상 등 몸상태가 좋지 않은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호날두는 경기 당일에 입국하는 무리한 일정 속에 사인회도 불참했다. 호날두는 이날 중국 난징에서 전세기를 타고 한국에 입국했는데, 날씨 영향 탓에 2시간 늦게 도착했다.
애초 오후 4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호날두 팬사인회가 예정됐지만, 호날두는 컨디션 관리를 이유로 불참했다. 팀미팅을 마친 유벤투스 선수단과 호날두는 이날 오후 7시에 경기장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한국 금요일 저녁 특유의 교통체증탓에 킥오프가 지나 도착했다. 결국 경기는 58분 늦은 오후 8시58분에야 킥오프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벤치에 앉은 호날두는 전반전에 전광판에 자신의 모습이 비추자 손을 흔들어 보였다. 전반 막판 팀K리그 공격수 세징야(대구)가 추가골을 터트린 뒤 호날두 앞에서 공중에서 180도 회전한 뒤 두 팔을 쭉 뻗는 '호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호날두는 전반 종료 후 라커룸으로 향하면서 브라질 출신 세징야와 포르투갈어로 대화를 나눴다.
지난 3일 최고 40만 원짜리 프리미엄 존을 포함한 입장권 6만5000장은 2시간 30분 만에 모두 팔렸다. 대다수가 호날두를 보기위해 값비싼 티켓값을 지불했다.
게다가 오전 서울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이날 오후에도 비가 내렸지만 킥오프 3시간 전부터 호날두를 보기 위한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호날두가 몸상태에 이상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팬들은 호날두가 아닌 세징야가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는 모습밖에 보지 못했다.
호날두는 지난 21일 싱가포르에서 토트넘과 ICC(인터네셔널 챔피언스컵) 경기에 선발출전해 골을 터트렸다. 호날두는 지난 24일 중국 난징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와 ICC 경기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한국에서 열린 경기에는 결장했다.
2010년 '메시 사태'가 재현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0년 7월 K리그 올스타전의 목적으로 올스타팀과 FC바르셀로나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당시 리오넬 메시 출전 논란과 K리그의 소외 문제 등으로 한동안 후유증이 이어졌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