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클릭]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 아이언맨 사라진 세상, 넥스트 히어로는..

2019. 7. 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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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모험, 코미디/ 존 왓츠 감독/ 129분/ 12세 관람가/ 7월 2일 개봉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이하 스파이더맨)’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 ‘어벤져스 1기’ 이후의 세계를 처음으로 그린 영화로 주목받는다. 아이언맨이 부재하는 세계에서 상징적 리더이자 대표 영웅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한다. 아이언맨의 부재는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다. 지금까지 마블, 그리고 어벤져스의 인기는 엄밀히 말해 아이언맨의 인기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이제 마블은 가장 영향력 있는 캐릭터였던 아이언맨이 없는 세상을 다른 영웅들과 함께 만들어나가야만 한다. 더욱이 캡틴 아메리카도, 블랙 위도우도 없다. 그리고 바로 이 문제 해결의 성패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2세대의 성공을 결정지을 것이다.

영화 ‘스파이더맨’은, 아이언맨 뒤를 잇는 상징적 영웅이 누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한 첫 번째 시험무대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가 제시하는 연결고리는 이렇다. 아이언맨이 죽기 전부터 다음 후계자로 스파이더맨을 지목했고 그 증표로 ‘이디스’라 불리는 만능 선글라스를 남겼다. 말하자면, 선글라스는 아이언맨의 적자임을 인증하는 증표이자 세계를 구원할 의무감이 스파이더맨에게 넘겨졌다는 상징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스파이더맨은 슈트를 벗으면 16세 고등학생에 불과하다. 그에게는 영웅의 적자가 되는 것보다 첫사랑 MJ와의 첫 키스가 더 시급하다. 물론 세상을 구하는 것이 옳은 일인 줄 알고 또 제법 재능도 있지만, 선량한 마음만으로 그 모든 의무감을 견디기에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미성년자다. 아직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맥주 한잔도 못 마시는 나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스파이더맨’은 10대 소년 피터 파커가 스스로의 잠재력을 깨닫고 후계자라는 막중한 임무를 자임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런데 이 과정은 그간 스파이더맨 시리즈 스토리 전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뻔한 얘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유럽 여행을 도입했다. 베니스, 런던, 베를린, 프라하 등 유명 유럽 관광지의 스펙터클로 단점을 보강하고자 했다.

‘스파이더맨’은 갓 어벤져스가 된 스파이더맨, 즉 피터 파커의 청춘물처럼 보인다. 전편에서 보여줬던 10대 소년의 발랄함이나 생동력 있는 가벼움은 사라지고,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은 과하게 진지하다.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화려한 모습 바로 뒤에 이어 나온 작품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조차 영화가 앓고 있는 아이언맨 증후군의 일부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터와 친구 네드가 보여주는 2인조 콤비 개그나 아이언맨의 든든한 조력자였던 해피와 숙모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농담 코드들이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다.

영화는 악당의 입을 빌려 “세상은 영웅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악당의 이 고뇌는, 세상이 좋아할 영웅을 만들어내야 하는 마블의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진짜 좋아하는 영웅을 창조해내는 것. 이번 ‘스파이더맨’은 마블의 ‘피터 파커 키우기’와 다름없다. 이웃집 친구 같은 영웅에서 전 세계적 영웅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것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강남대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6호 (2019.07.10~2019.07.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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