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뜻 기리려 피격 당시 티셔츠 입었다"..연대서 열린 이한열 열사 추모식

이 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엄정호(19)씨는 “학생들끼리 이한열 열사를 기억할 방법을 고민하다 피격 당일 입은 맨투맨 티셔츠를 입기로 했다”며 “후배들이 직접 고민해 준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티셔츠에는 ‘WE STAND BY YOUR SIDE’(우리가 당신 곁에 있겠다는 의미)는 문구도 새겼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7일 이한열 동산에서 학교 공식행사로서는 첫 추모식을 열었다. 추모식은 지난해 출범한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준비했다. 사업회 회장은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직접 맡았다.
기독교 학교인 연세대는 다른 공식행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추모식을 예배형식으로 진행했다. 학생·내외빈 등 약 100명이 모여 묵도와 찬송, 성경 봉독과 기도를 함께했다.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이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내빈으로 참석했다. 우 의원은 이한열 열사 장례때 영정을 들었다. 3시에 열린 추모식에 앞서 2시30분에는 학생들 주관의 추모제도 함께 열렸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추모사를 통해 “이한열 열사는 일기에 ‘젊은이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나이, 정의와 올바름을 위해 투쟁하고 싶다’고 적었다”며 “그의 죽음은 우리를 모두 뭉치게 했고 이 땅의 민주화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열린 제32회 이한열 열사 추모식에 참석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6/08/joongang/20190608100912774gxgj.jpg)
내빈으로 참석한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는 “1987년 이후 한해도 빠짐없이 우리 학생들과 총학에서 (우리 아들의) 추모제를 준비하고 지내줬다”며 “매년 6월 9일이면 도서관 앞에서 마이크를 크게 틀고 추모제를 지냈는데 공부하는 학생들이 언짢을까 봐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정식으로 추모제를 지내주니 앞으로는 학교나 학생들 눈치 안 봐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 열사는 1987년 6월 10일 전국 22개 도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하루 앞두고 연세대 앞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이 분노하면서 민주항쟁이 전국민적 민주화운동으로 번지는 계기가 됐다. 이 열사는 쓰러진 직후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같은 해 7월 5일 결국 숨을 거뒀다.
박해리·남궁민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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