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잡으려는 황교안..이상과 현실은 괴리
[경향신문] ㆍ30대 작가와 에세이집, 힙합 뮤비 감독과 동영상 찍고…당에선 막말·실언 잇달아
ㆍ취임 100일 맞아 변신 시도
ㆍ‘표리부동 한국당’ 더 부각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62)가 청년과 중도층을 향한 구애를 시작했다. 취임 100일을 맞아 탈진영을 추구하는 30세 작가와 에세이집을 내고, 힙합 뮤직비디오 감독과 동영상을 제작한 것이다. 그러나 당내에선 실언과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이 때문에 목표로 삼은 청년과 중도층은 오히려 한국당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한국당의 이상과 현실이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황 대표가 에세이집 <밤이 깊어 먼 길을 나섰습니다>(밤깊먼길·사진)를 오는 5일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 책은 황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 18일간의 일정, 당원 등 10명이 취임 100일(6일)을 맞는 황교안 체제를 평가한 인터뷰를 담고 있다. 황 대표는 ‘저자의 말’을 통해 “민생이 이토록 어려운데도 문재인 정권은 어떠한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성찰과 함께, 새로운 미래와 통합의 청사진을 그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동저자는 취업준비생이자 신예작가인 유성호씨(30)다. <20년을 버틴 자영업자의 비밀노트>라는 책을 썼고 ‘탈진영’ 잡지를 표방한 ‘디스라이크’를 발행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책 제작 뒷얘기를 다룬 동영상도 유튜브에 공개할 예정이다. 동영상 제작은 힙합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온 30대 감독이 맡았다. 한국당은 보도자료에서 유씨의 나이, 탈진영 잡지를 만들었던 이력, 뮤직비디오 감독이 30대이고 힙합 음악을 주로 다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5일 국회에서 ‘황교안 X 2040 미래찾기’라는 제목으로 청년 세대들과 토크콘서트를 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하지만 한국당 현실은 정반대다. 당내 막말과 실언 논란이 이어지면서 청년과 중도층은 등을 돌리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유람선 침몰사고를 두고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안타깝습니다.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입니다”라고 적었다가 “늦었으니 구조하지 말자는 것이냐” 등 비판을 받았다. 민 대변인은 “안타깝다”는 내용을 지우고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는 내용을 붙였으나,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글을 삭제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같은 날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야만성을 뺀다면 어떤 면에서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당내에선 ‘막말’ ‘실언’ 논란을 황 대표가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전의 막말파동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하면서 막말이 양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당 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세월호 막말’로 물의를 빚은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과 경고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5·18 망언 3인방’에 대해서도 경징계로 끝내거나 징계를 마무리하지 않았다. 황 대표 본인도 장외투쟁 과정에서 “좌파독재”와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 등 거친 발언을 한 바 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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