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 시대의 역설 "쉴 새 없이 팔리는 ' 한 달 뒤 받는 가방' "
크라우드펀딩으로 재고 없애고
재료비 등 생산 원가 투명 공개
![홍정우 하고 대표. [사진 하고]](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5/28/joongang/20190528100201721kxxk.jpg)
한밤중에 우유 한 팩을 주문해도 다음 날 새벽 배송해 주는 시대, 과연 될까 싶은 사업이다. 세상에 없는 제품이면 또 모를까, 어딜 가나 살 수 있을 것 같은 옷이나 가방이다. 그런데도 온라인 패션 플랫폼 ‘하고’(HAGO)는 이런 느린 패션에 도전해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회사가 제안하는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나온 의류나 가방은 받아보기까지 한 달 혹은 그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가령 현재 펀딩 상품으로 올라와 있는 여름 블라우스는 지난 22일 펀딩을 시작해 다음 달 4일 마감한다. 제작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사람이 모이면 이때서야 제작에 들어간다. 다음 달 10일 이후에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라 구매자가 옷을 입을 수 있는 시점은 그 이후다.
![현재 진행되는 펀딩 제품. 초기 물량을 제작할만큼 펀딩이 되면 제작에 들어간다. [하고 홈페이지 캡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5/28/joongang/20190528100201843xsqc.jpg)
Q : 왜 이런 플랫폼을 만들었나.
A : 잘 알려져 있듯이 패션 제품 소비가는 원가의 5~6배이다. 그런데도 대부분 패션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10% 미만이다. 말이 안 되는 사업인데도 하는 것이다. 재고와 유통 비용 때문에 인기 있는 브랜드는 절반 혹은 40%만 제값을 받고 팔고 나머지는 재고가 된다. 고스란히 손해다. 패션 회사가 이런 부분만 맞춰 생산해도 효율 높은 비즈니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창업했다.
![펀딩 '효자 상품'으로 꼽히는 하고 새들백.[하고 홈페이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5/28/joongang/20190528140325465njqc.jpg)
Q :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은 한국에서 독자 브랜드가 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A : 신진 디자이너가 200억~300억원 매출 규모의 회사를 키우려면 드는 비용, 시드머니는 약 70억원 정도인 것 같다. 막 시작하는 디자이너에겐 7000만원도 없을 텐데 당연히 독자 브랜드를 키우기 어렵다. 90년대 이후 한국에서 성공한 고유 브랜드가 없는 이유다.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많은데 고전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고는 막 시작한 국내 디자이너 창업 브랜드를 입점시킨 큐레이션 섹션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너무 오래 고르지 않도록 제한된 상품만 취급한다는 방침이다. 홍 대표는 하고를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패션 오픈 마켓과 차별화를 위해 브랜드 디자인 철학, 정체성이 불분명한 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주목할만한 디자이너를 발굴해 입점을 제안하는 것이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고는 이들의 브랜딩과 각종 계약, 마케팅 등을 해주는 대신 수수료(25~30%)를 받아 수익을 내고 있다.
![하고백의 제작 비용. 원단 2만8200원 등 항목별로 볼 수 있도록 정리돼 있다. [하고 홈페이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5/28/joongang/20190528100201970rabh.jpg)
A : 콘셉트가 다르다. 와디즈는 실용적인 제품을 추구하고 우리는 보다 패션 그 자체에 집중한다. 와디즈가 유니클로라면 우리는 코스(COS)나 씨어리(Theory)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타 패션 업체도 펀딩을 시도하는데, 펀딩 성공률은 우리가 절대적으로 높다.
![하고 큐레이숍 입점 브랜드 블라우스를 입은 가수 아이유. 하고는 입점 업체 마케팅을 대행하는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플랫폼 역할도 한다. [사진 하고 홈페이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5/28/joongang/20190528140325665dqfu.jpg)
![하고 '아이유 블라우스' [사진 하고 홈페이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5/28/joongang/20190528140325910orjw.jpg)
Q : 펀딩 제품 중에도 생산 원가를 공개하지 않은 제품도 있던데 왜 그런 것인지.
A : 다른 플랫폼에 입점한 브랜드는 항목별 공개를 꺼린다. 항의가 들어올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점점 늘어갈 전망이다. 오는 가을·겨울(FW) 시즌부터는 우리가 생산에서부터 관여한 브랜드 제품이 대거 펀딩을 시작한다. 원가 공개를 조건으로 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라 투명한 펀딩을 더욱 늘릴 수 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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