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학회 초청 일본 교수 "후쿠시마 농수산물은 안전하다"

최준호 2019. 5. 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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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극초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열린 한국원자력학회 기자회견에서 하야노 류고 도쿄대 물리학과 명예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쿠시마 주민들이 실제로 먹고 있는 식품의 오염도가 극히 낮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고 후부터 학교 급식ㆍ쌀ㆍ수산물 등의 농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조사를 시행한 결과 현재는 매우 안전한 상태에 도달했다.”

한국원자력학회 초청으로 방한한 일본 학자가 2011년 원전폭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지역의 농수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을 해 파문을 낳고 있다. 하야노 류고(早野龍五) 일본 도쿄대 물리학과 명예교수는 21일 한국원자력학회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극초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란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발언했다.

하야노 교수는 “사고 직후 약 1년간 주민 3만여 명에 대한 내부피폭 선량을 조사한 결과 유효 선량이 1mSv(밀리시버트)를 넘는 사람이 없었다”며 “이에 따라 후쿠시마 주민이 실제로 먹고 있는 식품의 오염도가 극히 낮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학회 측은 하야노 교수 초청 취지에 대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의 전파 가능성을 사고 초기부터 잘 통제하고 있음에도, 일본과 한국 양국에서 반원전 그룹과 일부 언론의 비과학적인 선전으로 많은 국민이 불필요한 방사능 공포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극초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한국원자력학회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일본산수산물수입대응시민네트워크 주최로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들은 원자력학회가 후쿠시마 수산물 안전을 외치는 일본정부를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규탄했다. [연합뉴스]
한국원자력학회의 이 같은 입장발표는 곧바로 역풍을 맞았다. 원자력학회의 기자회견 소식을 들은 시민단체들이 프레스센터 앞으로 몰려가 반박 기자회견과 함께 원자력학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ㆍ노동환경건강연구소 등이 참여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 대응 시민 네트워크’는 “시민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방사능에 조금이라도 오염된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먹고 싶지 않다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며 “이를 두고 원자력학회는 ‘비과학적’, ‘불필요한 방사선공포’ 등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일 공개된 한빛원전 열 출력 급증 사건 등 국내 원전안전 문제에는 침묵하면서‘후쿠시마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주장을 외치는 일본 교수를 초청해 기자회견을 여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하야노 교수는 그간 ‘후쿠시마는 안전하다’고 주장해왔지만, 그 근거로 사용해온 본인의 논문 일부 데이터에 오류가 있어 수정하기도 한 연구자”라며 “일본 내에서도 하야노 교수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그 반대 주장을 하는 학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하야노 교수는 22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한국원자력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도 참석해 같은 내용의 발표를 할 예정이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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