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꽂힌 서정진, 수백억원 투척..셀트 주주들 '술렁'
[데일리안 = 백서원 기자]서정진 150억 투자 ‘엄복동’ 흥행 실패…제작비 수백억대 작품 줄줄이 대기
일부 셀트리온 강성 주주들 “사비로 제작하라”…“엔터 힘 실어주자” 응원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50억원을 투자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셀트리온 내에서 제작비 전액을 투자했고 배급까지 맡아 흥행 참패의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개봉 전부터 제기됐던 주주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며 잡음이 불거졌다. 그러나 서 회장의 공격적인 엔터 투자는 첫발을 뗀 것으로 관측된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자전차왕 엄복동’은 지난 7일 박스오피스 17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자전차왕 엄복동'은 이날 58개 스크린에서 하루 590명을 모아 누적관객수 16만6929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손익분기점(400만명) 근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같은 날 개봉된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 중이다. 이 영화는 누적관객수 77만4149명으로 일찌감치 손익분기점(50만명)을 넘어섰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만든 두 영화의 희비가 갈린 것이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첫 자체 제작, 배급 영화다.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는 서정진 회장이 최대 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셀트리온은 ‘엄복동’을 외부투자 없이 자체 투자금만으로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셀트리온홀딩스(지주사)와 셀트리온스킨큐어(화장품 계열사)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했고 배급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이러한 셀트리온의 제작방식은 이례적인 것으로, 최근 영화시스템은 투자배급사들이 투자자를 모아 영화 제작비를 마련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휩쓴 ‘동양 자전차왕’ 엄복동을 소재로 했다. 배우 정지훈이 주연을 맡았고 총제작비 15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투입됐다. 하지만 개봉 후 “영화의 만듦새가 부족하다”는 혹평이 잇따랐다. 결국 관객의 외면과 함께 배정된 스크린 수가 줄어들었다.
적잖은 손해가 확정되면서 업계의 시선은 거액의 돈을 쏟아 부은 서정진 회장을 향한다. 그는 ‘돈’이 아닌 ‘의미’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VIP시사회에 참석해 “돈을 벌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다. 영화가 잘되지 않아도 손해는 우리만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무대인사에도 직접 등장하는 열정을 보였다.
서 회장이 “괜찮다”고 나섰지만 셀트리온 주주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셀트리온은 충성도 높은 주주들이 모여 있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10년 이상 주식을 장기 보유한 강성 주주들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과거 공매도에 맞선 집단행동으로 코스피 이전 상장을 관철시킨 단합력은 물론, 벤처신화를 쓴 서 회장에 대한 끈끈한 지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서 회장의 과감한 행보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일부 주주들은 영화 개봉 전부터 관련 커뮤니티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돈 벌려고 찍은 영화가 아니라면 상장기업 돈을 투자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그것도 일종의 ‘배임’”이라며 ”그런 마음이면 서 회장의 사비를 털어 제작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오래된 주주인데 영화평과 서 회장의 엔터안목을 보면 복장이 터진다”면서 “회장님은 부디 바이오에만 전념하며 이번일은 큰 교훈으로 삼길 바란다”는 간청글도 눈에 띄었다. 이와 함께 “제발 주주라면 영화를 보자. 엄복동을 안 봤다면 진성 주주가 아니다. 셀트리온엔터에 힘을 실어주자“고 관람을 독려, 응원하는 글들도 있었다.
서 회장의 ‘아낌없는 엔터 퍼주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향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상장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현재 JTBC ‘나의 나라’, SBS ‘배가본드’ 등 새 드라마들을 준비 중에 있는데 배가본드의 경우 제작비가 250억에 달한다. ‘나의 나라’도 제작비가 200억원에 달하는 대하사극으로 알려졌다.
주가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모인 가운데 일부 셀트리온 강성 주주들은 ‘엄복동’ 이슈가 “지긋지긋하다”며 날카롭게 반응하기도 했다. 주가를 받치고 있는 것은 셀트리온이 주력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사업일 뿐, 엔터사업은 별개라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영화가 개봉한 지난달 27일 20만2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한 뒤 다음날 소폭 상승해 이후 20만7500원~21만1000원 수준의 주가를 맴돌고 있다.
셀트리온은 작년 4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작년에 워낙 부진한 실적을 거둔 터라, 올해 실적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작년 4분기 실적이 최악이어서 분기 기준으로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역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 부진은 불가피하지만 하반기는 기저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배 연구원은 “영업이익률이 30%대로 떨어졌지만 바이오시밀러 선두 업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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