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다시 불지피는 아베 "뭐가 진실인지 프로들은 다 알아"

"바다에서 일하는 각국 해군들 모두 진실 알아"
참의원서 "진실을 말하는 쪽이 강하다"는 말도
"한국에 왜 침묵하냐"질문에 "일본인들 안전 중요"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는 4일 한·일 방위당국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소위 '레이더 조준' 문제와 관련 "해상 자위대나 미 해군 등 바다에서 군(軍)적인 조직에서 일하는 이들은 프로로서 연대의식을 갖고 있다”며 “프로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8일 시정방침연설을 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EPA=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국 구축함으로부터 레이더 조준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자위대는 녹음과 촬영을 통해 영상을 공개했고, 이런 정부의 대응에 일본 국민의 80%이상이 지지하고 있다”는 자민당 아리무라 하루코(有村治子)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초계기에 대한 사격 레이더 조준은 통상적으로는 있을 수 없으며, (해상 자위대 초계기는)언제 미사일이 날라올지 모르는 상황에 놓였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진실을 말하는 쪽이 강하다"며 "현장은 진실이 무엇인지를 모두 알고 있다.각 국의 해군은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해상 자위대의 대처에 대해선 "지극히 긴장된 상황에서도 관계 규칙을 지키며 냉정하고 침착하게,또 적절하게 대응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리무라 하루코 참의원 의원.[사진=트위터 캡쳐]

극우단체인 '일본회의'의 국회의원간담회에서 소속돼 있는 아리무라 의원은 "한국은 '한ㆍ일관계는 악화되더라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총리는 왜 한국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지 않고 침묵을 지키느냐"며 "이는 평소의 아베 총리답지 않은 것 아니냐"고도 물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 미ㆍ일,한ㆍ미ㆍ일의 긴밀한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일하는 일본인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도 나의 사명"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과의 협력은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아리무라 의원은 "한국은 바다에서의 우발적인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국제적 약속까지 유린하고 있다"는 등 한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 이번 레이더 조준 논란을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의 명분으로 연결시키려 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국민들은 책임감을 갖고 묵묵히 일하는 자위대의 모습을 보고 있고, 자위대의 헌신적인 태도에 경의를 표시하고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