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욕설로 도배된 한국당 TK 연설회..후보들은 '우경화'(종합)

김혜민 2019. 2. 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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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여러분, 조용히 좀 해주십시오!"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목소리 큰 일부 당원들의 상대후보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은 지난 14일 대전 합동연설회에 이어 대구·경북(TK)권 합동연설회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김진태 후보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여러분이 보는 이대로가 당심(黨心)"이라며 "보수의 심장이자 가장 많은 당원을 확보하고 있는 대구ㆍ경북(TK)에서 확실하게 결론을 내달라"고 선거에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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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구=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당원여러분, 조용히 좀 해주십시오!"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모두발언을 위해 단상에 오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화를 꾹꾹 눌러 참으며 이같이 말했다.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김 비대위원장이 무대에 오르자마자 온갖 욕설과 고함을 퍼부으면서 도저히 다음 발언을 이어갈 수 없게 되면서다. 기자석 뒤편에선 "빨갱이 XX야!" "XX놈아!"와 같은 원색적인 비방이 난무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약 1분 가량 장내가 정리되길 기다린다는 듯 발언을 멈췄다. 이어 "여러분들이 뭘 요구하는지 알고 있다. 충분히 알고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그는 "대구는 저를 길러주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든 곳"이라며 "우리는 전당대회를 통해 한번 더 도약해야 한다. 다시한 번 부탁드린다. 다함께 미래로 가자"고 강조했다. 함성이 일부 지지자들의 비방을 덮으면서 힘겹게 발언을 마쳤다.


강도는 약했지만 이런 분위기는 '개혁보수'를 자처하는 오세훈 후보, "할 말은 하겠다"는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 정견발표 때에도 반복됐다.


목소리 큰 일부 당원들의 상대후보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은 지난 14일 대전 합동연설회에 이어 대구·경북(TK)권 합동연설회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마치 강성 우파로 분류되는 태극기 세력들이 연설회장을 지배한 듯한 모습이다. 이들은 마음에 안 드는 후보가 나오면 "꽥!" 소리를 지르며 방해하거나 침묵했다. 극소수였지만 목소리가 컸다. 많은 이들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해법은 없었다. 이날 사회자들은 "자제해달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김진태 후보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여러분이 보는 이대로가 당심(黨心)"이라며 "보수의 심장이자 가장 많은 당원을 확보하고 있는 대구ㆍ경북(TK)에서 확실하게 결론을 내달라"고 선거에 활용했다.


그는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바늘방석이었다"면서도 "(욕설과 비방이) 제 지지자 중에서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랬다면 저를 윤리위원회에 회부시킨데 대한 서운한 감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원으로서 당의 행사에 와서 그런 표현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평가는 전당대회 결과로 내려질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TK 지역 당원들의 입맛에 맞게 후보들의 발언도 과격해졌다. 우경화 발언이 가장 심했던 후보는 단연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였다.


그는 1분짜리 홍보영상 내내 '문재인을 탄핵하자'는 말만 외쳤다. 정견발표를 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민족반역자'라고 규정하며 "탄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문재인을 탄핵시키기 위해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다"며 "문재인은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고 비방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저에게 90% 표를 몰아주면 문재인은 반드시 탄핵된다"며 "짐승만도 못한 저 주사파 정권을 처단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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