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무죄 뒤집어졌다..2심서 징역 3년6월 구속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1일 안 전 지사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 “동의된 성관계라는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가 선고된 1심을 뒤집고 징역 3년 6월을 내렸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2018년 2월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34)씨를 상대로 위력에 의한 간음(4회) 및 추행(1회), 강제추행(5회)을 한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저지른 10차례의 범행 가운데 한 번의 강제추행을 제외하고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김지은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위력에 대해 폭넓게 해석한 것이 판단을 갈랐다. 법원은 “안 전 지사의 행동은 성적 자유를 침해했을 뿐 아니라 도덕적 비난을 넘어 추행행위”며 “지위·권세를 이용하면 피해자 자유의사 제압 충분하다”고 규정했다.
특히 첫 간음이 있던 2017년 7월 러시아 출장 당시엔 김지은씨가 수행비서 업무를 시작한 지 겨우 한 달밖에 안 된 시점이었고, 김씨가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태였다는 점 등을 볼 때 합의하에 성관계로 나아간다는 게 석연치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첫 강제추행은 피해자 진술로 증명됐고 안 전 지사가 성관계 경위진술을 스스로 계속 번복해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상황이 발생한 이후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지속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한 것도 김씨의 의사에 반해 간음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추행당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김지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 자유 의사를 제압할 정도 위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도 봤다.안 전 지사가 가할 수 있는 ‘위력’의 범위를 2심보다 좁게 해석했다.
이날 재판 결과가 나오자 방청석에서는 “감사합니다”는 소리와 함께 박수가 나왔다. 보라색 목도리에 짙은 회색 코트를 입고 온 안 전 지사는 재판 내내 굳은 표정으로 임했다. 법정에 들어오는 길에 취재진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김지은씨는 이날 재판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재판 전부터 법원 내부에서 ‘유죄’라는 빨간색 카드를 들고 “안희정은 유죄다”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김민상‧임성빈·이우림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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