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 한겨레] 고종 뇌일혈로 21일 급서

2019. 1. 2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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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 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왕실 살림을 도맡는 이왕직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덕수궁 함녕전에서 수면 중이던 황제는 이날 새벽 1시30분께 왼손에 마비가 와 고통을 호소해, 부속 궁녀가 손을 주물렀는데 갑자기 의자 아래로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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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12차례 경련 뒤 훙거
전날까지 건강상 문제점 없어
외세에 맞서지 못한 유약한 왕
연미복을 입은 광무황제. <매일신보>(1917년 9월8일자)

<편집자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살아숨쉬는 독립운동가, 우리를 닮은 장삼이사들을 함께 만나고 오늘의 역사를 닮은 어제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려 합니다. <한겨레>와 함께 기미년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 되셨습니까?

1919년 1월22일 경성/오승훈 기자】

조선의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 황제인 광무황제(고종)가 21일 아침 6시20분 급서하였다. 향년 67.

왕실 살림을 도맡는 이왕직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덕수궁 함녕전에서 수면 중이던 황제는 이날 새벽 1시30분께 왼손에 마비가 와 고통을 호소해, 부속 궁녀가 손을 주물렀는데 갑자기 의자 아래로 쓰러졌다. 촉탁의인 안상호와 가미오카 가즈유키가 전갈을 받고 달려와 배진(공손히 진찰함)하였으나 20분마다 경련을 일으키는 등 상태가 더욱 악화되었다. 세번째 경련 때는 맥박이 분당 110회, 네번째는 130회에서 140회를 왔다 갔다 하고 체온은 37도7부로 올라갔다고 한다. 가미오카와 함께 진찰한 모리야스 렌키치 총독부의원 의관이 뇌졸중의 하나인 뇌일혈 진단을 내리고 치료에 들어갔으나 8회째 경련이 시작된 새벽 4시께 의식을 잃은 뒤 끝내 회복하지 못하였다.

5척가량(153㎝)의 키에 18관850문(70㎏) 정도의 체중으로 노안이나 근시도 없던 그는 서거 전날(20일)까지 별다른 건강상의 문제점이 없었다고 한다. 평소와 같이 저녁 수라를 들고 침전에 들 때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돌연한 발병으로 훙거(왕이나 왕족 등의 죽음을 높여 이르는 말)하게 됐다는 것이다.

왕위에 오른 이래 아버지 흥선대원군과 부인 민비의 권력투쟁 사이에서, 일본 등 외세와 결탁한신하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그의 치세는 1897년 10월, 대한제국을 수립하고 스스로 황제에 올랐을 때 본격 시험대를 맞았다. 광무개혁을 통해 서구 문물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입헌군주제를 반대하고 전제군주제 강화로 나아가는 등 세계정세를 읽지 못한 봉건군주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본의 침략 야욕을 막기 위한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권력이 있을 때조차 외세에 결연히 맞서지 못한 망국의 유약한 임금이었다.

△참고문헌

윤소영, ‘한·일 언론 자료를 통한 고종독살설 검토’(한국민족운동사연구·2011)

하원호, ‘망국의 리더십, 고종의 리더십’(내일을 여는 역사·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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