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리즈 부활 위해 나선 10년차 선배.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
일본에서 유명한 RPG 시리즈를 꼽자면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드래곤 퀘스트가 먼저 나올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영웅전설 시리즈, 테일즈 시리즈, 페르소나 시리즈 등 여러 작품이 나올 것이다.
그중 테일즈 시리즈는 한글판이 많지 않던 PS2 시절 무려 음성더빙까지 해서 발매된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시리즈다. 턴제 전투가 일반적인 다른 일본식 RPG와 달리 다양한 기술을 연계하는 실시간 콤보 액션으로 손 맛을 살렸으며, 주인공이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성장하고, 세계를 구원한다는 왕도형 스토리가 주는 안정적인 재미가 특징이다.

또한, 슈퍼패미콤으로 등장한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를 시작으로, PS1으로 등장한 테일즈 오브 이터니티, PS2로 발매된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1, 2, 테일즈 오브 레전디아, 테일즈 오브 리버스, 테일즈 오브 어비스, 게임큐브로 발매된 테일즈 오브 심포니아, XBOX360으로 발매된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등 다양한 기종으로 발매돼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얘기는 PS2 시절이고, PS3 이후 차세대 기기로 넘어가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어떻게 나와도 팬들이 사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판매량이 좋았기 때문인지, 날이 갈수록 게임성이 안좋아졌으며, 게임을 쪼개서 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DLC 논란도 심해지면서 후속작이 나올 때마다 팬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PS4 첫 작품으로 야심차게 등장했던 테일즈 오브 제스티리아가 워낙 심하게 망했기 때문에, 후속작 테일즈 오브 베르세리아가 어느 정도 만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이미지 회복을 못하고 있다.

반다이남코에서도 이런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는지, 테일즈 시리즈의 이미지를 제스티리아 이전으로 돌리기 위한 무기로, 3D로 바뀐 이후 가장 평가가 좋았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 카드를 꺼냈다.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는 시리즈 최초로 HD 그래픽으로 등장한 게임으로, XBOX360에 일본 게임이 거의 없었던 시절 한줄기 빛이 됐으며, 1년 뒤 PS3로도 발매돼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국내 팬 입장에서는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와 테일즈 오브 레전디아 이후 한글화된 작품이 없었으며, 한글화된 두 작품 모두 테일즈 시리즈 중에서도 팬들의 평가가 좋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에 발매된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가 테일즈 시리즈 중에서 수작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을 한글로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리마스터 게임 리뷰를 하면서 시리즈 역사에 대해 1페이지를 할애한 이유는,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리마스터 흥행 여부가 국내 시장에서 향후 테일즈 시리즈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리마스터라고는 하지만 원작이 XBOX360, PS3용 HD그래픽으로 발매된 게임이기 때문에 눈이 호강한다는 느낌을 줄만큼 그래픽 차이가 크지는 않다. 더 깔끔해지고, 로딩 속도가 줄었다 정도? 당시에도 애니메이션과 실제 게임 화면이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그래픽이 좋다는 평가를 받은 게임이었고, 요즘 PS4로 발매되는 게임들의 그래픽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상대적으로 감흥이 덜하다. 특히, 마을과 던전에서는 시점 조작이 안되기 때문에 좀 답답하며, 월드맵은 정말 불편하다. 당시에는 게임기 사양 문제로 어쩔 수 없었겠지만, 리마스터 버전에서까지 시점 제한을 풀어주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쉽다.

게임 플레이 역시 PS3로 발매된 버전에서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하고 한글화한 것이기 때문에 그 때 당시와 동일하다. XBOX360판에 이어 1년 뒤 PS3로 발매될 때는 추가 플레이 캐릭터와 일부 시나리오 변경, 대사 증가 등 변화가 있었지만, PS3 버전에서 이미 게임성이 완성됐기 때문에 리마스터에서 무리하게 변화점을 넣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PS3 이후 리마스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니, 오래된 게임을 다시 하는 듯한 기분이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그리 촌스럽지 않다. 방향키와 버튼 조합을 통해 공격, 특기, 오의, 그리고 페이탈 스트라이크 등을 이어가는 연속 콤보 공격은 대전 격투 게임을 즐기는 듯한 손맛을 선사하며, 시나리오의 진행에 따라 여러 파티원을 만났다가, 다시 헤어지는 것을 반복하기 때문에 여러 캐릭터의 전투 스타일을 다양하게 즐기는 재미가 있다.


또한, 던전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은 적당한 난이도의 퍼즐이 재미를 더하며, 여러 캐릭터들이 만담을 나누는 페이스 챗도 언제 또 나올지 기다려질 정도로 재미가 있다. 일본어 음성 더빙이 되어 있기 때문에 대화를 듣는 재미가 있으며, 한글화 덕분에 대화 내용을 알 수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완성도 높은 스토리다. 예전 XBOX360과 PS3 시절에는 대사집을 보면서 플레이해야 했지만, 리마스터 버전은 한글화 덕분에 편안하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주인공 일행이 다양한 사건을 통해 성장을 하고, 결국 세계의 멸망을 막는다는 왕도형 스토리는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모두의 행복을 위해 힘든 선택도 감내하는 매력적인 주인공 유리와 그와 함께 하는 개 래피드, 그리고 황녀 에스테리제를 중심으로, 카롤, 리타, 주디스, 레이븐, 파티, 프렌 등 각자의 사연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모험을 즐기다보면 식상하다는 느낌보다는 정상적인 흐름에서 오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요즘 왕국이 멸망하는데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정신나간 왕자나 뭐만 하면 “지킨다”만 반복하는 어린아이에 계속 시달리다보니 인격적으로 성숙해 있는 성인 주인공 덕분에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이렇듯 굉장히 오랜만에 한글화된 테일즈 시리즈이고, 게임성도 이미 인정받은 작품이다보니, 이번 리마스터에 대한 반응은 꽤 괜찮은 편이다. 한정판 아크릴 플레이트 불량 문제로 잠깐 시끄럽기는 했지만, 플레이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리마스터라고 하지만 과거 PS3 버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나, 국내 테일즈 시리즈 팬들에게는 한글 하나만으로도 구입할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요즘 어이없는 스토리로 실망감을 안겨준 일본RPG에 지친 이들이라면 이미 검증된 테일즈오브베스페리아의 스토리로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테일즈오브베스페리아 리마스터를 발판삼아, 이후에 발매될 테일즈 시리즈가 더욱 멋진 모습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글 / 게임동아 김남규 기자 <rai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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