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빠지고 생활도 가벼워져" 채식 홍보대사 된 이 사람

이상원 2019. 1. 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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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이상원의 소소리더십(38)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여러 가지 결심을 하는 사람이 많다. 새해 결심 1, 2위를 다투는 것이 다이어트에 관한 다짐이다. 다이어트의 성공을 위해 운동과 함께 식단조절이 필수라는 것은 상식이다. 이번 회에는 채식전문 출판사 사이몬북스의 강신원(59) 대표를 소개한다.

인터뷰를 하는 채식전문출판사 '사이몬북스'의 강신원 대표. [사진 이상원]

Q :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한 권의 책을 만나 인생이 바뀌었는데, 조금 더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 : “1980년대 후반 대기업 회장실에서 스피치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국내 광고대행사와 한·미·일 3국이 합작한 광고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뉴욕공대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당시 지도교수가 『Fit for Life』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 오라는 숙제를 내줬는데 이 책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건강과 음식에 대한 상식의 많은 부분이 대중 미디어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죠. 알고 나니 관심이 생겼고, 실천에 옮겨 살도 빠지고 건강도 되찾고 직업도 바꾸게 되었어요.”

Q :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A :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작은 광고회사와 출판사를 동시에 차렸어요. 광고 일도 하면서 미국에서 읽은 책의 판권을 구매해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이라는 제목으로 번역서를 출판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번역하고 출판한 책이 나간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는데, 꽤 많이 읽는 거예요.

이후에 용기를 갖고 같은 저자의 『나는 질병 없이 살기로 했다』를 비롯해 ‘채식의사’로 유명한 존 맥두걸의 『맥두걸 박사의 자연식물식』과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채식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심장병을 완치한 콜드웰 에셀스틴의 『지방이 범인』 등을 번역해 출판했습니다.”
강신원 대표의 삶뿐만 아니라 가수 '봄여름가을겨울', 채식 유튜버 '이레네오' 등 많은 이의 삶에 영향을 준 책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사진 이상원]

Q : 독자들의 반응은.

A :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출판했어요. 미국에서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책들인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것이 의아했거든요. 나와 가치관이 같은 저자의 책을 혼자 읽지만 말고 번역해서 내면 가치관이 같은 사람들이 반갑게 읽지 않겠나 하는 기대에서죠.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판매했어요.

대표작인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같은 경우 2007년 초판이 나온 이래 꾸준히 사랑받아 2016년 개정판을 냈는데, 총 5만 권이 넘게 나갔으니까요. 특히 가수 ‘봄여름가을겨울’과 채식유튜버 ‘이레네오’가 책 덕분에 삶이 바뀌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더 유명해졌지요.

다른 책들도 매년 2000~3000권씩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 정도 판매량이면 1인 출판사로는 엄청난 것이라며 출판계 관계자가 깜짝 놀란 적도 있으니까요.”

Q : 곧 환갑을 맞는 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고 건강해 보이는데, 비결이 있는지.

A : “한 마디로 ‘인간은 무엇을 먹는 동물인가’에 대한 대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류, 생선, 계란, 우유를 끊고 과일, 채소, 곡물 위주로 식사하면 병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죠. 일시적이고 자극적인 다이어트와 달리 지속해서 실천 가능한 자연스러운 방법이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나는 채식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요즘은 아침에 우롱차 한 잔, 점심은 바나나·오렌지·감 등의 과일, 저녁은 현미밥에 국·나물 등으로 먹습니다. 유학 시절 80kg대였던 체중이 현재 60kg대 초반으로 줄었고, 알레르기 등도 싹 없어져 병원에 가지 않은 지 오래됐습니다.”
채식하기 전, 현재보다 20kg 넘게 뚱뚱하던 강신원 대표의 30대 미국 유학 시절(왼쪽). [사진 이상원]

Q : 그렇다면 단백질은 어디서 섭취하나. 계란과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권장되고 있는데.

A : “과일, 채소, 곡물 등에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생선은 중금속이나 미세플라스틱, 방사능 등의 오염 문제가 심각하고요. 우유 섭취와 골다공증 발생이 비례한다는 조사통계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계란은 콜레스테롤 위험성 등 육류와 마찬가지의 문제를 발생시키죠. 안 그래도 채식을 한다고 하면 이런저런 질문과 걱정, 반론, 참견 등이 많아요. 내 얘기로만 판단하지 말고 채식 관련 책과 영상 자료들을 보고 판단하기 바랍니다.”

Q : 원래 출판사를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지.

A :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고 첫 직장이 회장의 연설문을 쓰는 스피치라이터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언젠가는 출판사를 열어 내 책도 쓰고 좋은 책을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어찌 보면 광고 카피라이터가 일종의 외도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옮긴 이 소개에 ‘상업자본주의의 나팔수 역할을 한 것을 나중에서야 반성했다’고 쓰기도 했고요.”

Q : 잘 나가던 유학파 광고전문가로 번역 출판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 “독후감 숙제로 읽은 책이지만 알게 되니까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기니까 행동으로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꾸준히 실천해 보니까 살도 빠지고 건강해지기도 해서 좋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라이프스타일이 가볍고 심플해지는 것이 마음에 들었죠. 미국에서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책이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처음에는 광고회사와 출판사를 같이 경영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책이 잘 팔리기 시작하면서 출판사에 집중할 수 있었으니 운도 좋았지요. 지금은 가치관에 맞는 일을 자유롭게 하면서 돈도 벌고 있으니 행복합니다. 우연히 인연을 맺은 채식이 건강, 직업,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등 인생을 확 바꿔준 셈입니다. ’보여주는 삶’에서 ‘내가 만족하는 삶’으로 말이죠.”
우연히 인연을 맺은 한 권의 책과 채식 덕분에 행복한 인생으로 환승할 수 있었다고 밝히는 강 대표. [사진 이상원]

Q : 출판을 준비 중인 채식전문 책이 있는지.

A : “전 세계적으로 채식인구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한국의 증가속도가 더딘 편이지만 책, 영상, 식당, 단체 등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출판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외국의 좋은 책을 번역해 국내에 알리고, 기회가 되면 한국어책도 낼 계획입니다.

현재 ‘단백질 과잉’에 대한 책을 번역하고 있고요, 한국 부부의 경험담을 담은 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후자는 『한국 채식부부의 고백』으로 가제를 달았습니다. 여행, 쇼핑, 파티 등의 욕망 중심의 삶을 살다가 저처럼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을 읽고 채식으로 바꾸면서 자연주의 삶의 행복을 찾은 가족의 사연입니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채식으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겪은 드라마틱한 경험과 여러 나라의 채식식당을 찾아다니며 느낀 점을 실감 나게 들려줍니다. 많은 분께 채식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선물해 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상원 밤비노컴퍼니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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