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의 '3대 소통병법'] 리더 여러분, 지시와 코칭 헷갈리지 마세요

2019. 1. 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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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는 별종인가, 신종인가. 세대 간 소통이 남북통일 못지않게 시급합니다. 외국인과의 소통은 통역앱을 이용하면 가능하지만, 신세대와의 소통은 앱으로도 힘듭니다. 언어 차이를 넘어 의식 차이기 때문이죠. 미국 노동통계국은 2020년에는 미국 직장 내 밀레니얼 세대의 비율이 5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조직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임원 이상에 1960년대 중후반 출생의 베이비부머 막차 세대인 일명 ‘센세대’, 중간관리자에 1970년대산 X세대인 ‘낀세대’, 일선 직원에 1980년대 이후 ‘밀레니얼 신세대’가 포진하고 있습니다. 센세대는 비록 수적으로 적지만 조직문화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하죠. 낀세대는 조직문화의 허리를 형성합니다. 센세대와 낀세대는 기성세대를 대변합니다. 그러나 조직의 기층문화를 형성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의 젊은 세대와는 뼛골부터 다른 신세대입니다. 센세대, 낀세대, 신세대 이 3세대가 효과적으로 소통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김성회의 3대 소통병법’은 오래도록 리더십 문제에 천착해온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이 현장 사례와 그에 대한 구체적 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구성됩니다.

세대 차이는 카페에서 커피 주문을 하는 데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기성세대는 선택지의 종류가 많으면 오히려 골치 아파 한다. 센세대는 ‘제일 많이 시키는 것으로 통일’한다. 낀세대는 3개 정도 선택지에서 고른다. 신세대는 개별 주문이다. 주문 후에도 사이즈, 각종 첨가물 등 선택 사항을 줄줄이 이야기하러 간다. 온갖 복잡한 이름, 첨가물을 더 넣어라, 빼라 일일이 선택 사항을 이야기하는 것이 본 주문보다 더 자세하다. 또 그것을 귀찮아하기는커녕 즐긴다. 나만의 취향 사수, 신세대의 은근한 자랑이다.

기성세대는 질문하는 것도 받는 것도 익숙지 않다. 서로 알아서 해주는 것이 익숙하다. 식당에 가서도 빨리 나오는 것, 상사가 시킨 것으로 우르르 통일하는 것이 편하다. 일사불란은 조직생활의 미덕이었고 눈치코치지수는 조직 생존과 적응의 필수 덕목이었다. 일행과 같이 먹기 시작해 같이 일어나야 조직에 적응을 잘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상명하복, 복명 등 군대식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부담감이 없었다. 동료애보다는 전우애, 충성이란 구호를 외칠 때 뭔가 울컥해지며 더 진한 연대의식을 느꼈다.

신세대는 그렇지 않다. 아예 드러내고 강한 반발심을 보인다. 관리자들이 무심코 사용한 ‘상사’라는 용어에 갓 입사한 직원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내가 왜 부하냐. 나는 ○○회사의 직원일 뿐이다”라고 대놓고 반발해 당황했다는 이야기마저 들린다.

기성세대는 튀어나온 돌을 모난 돌이라 생각한다. 신세대는 돋보이는 돌이라 본다. 그만큼 시각이 다르다. 요즘 각 기업에서 구성원과의 소통으로 코칭 대화를 중시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각 세대 간 시각을 좁히면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코칭 대화, 1 대 1 대 1 대화(1달에 1회 1시간) 등 각 기업에서 시도하는 코칭 대화는 과연 기대하는 만큼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신세대들의 에너지를 올리는 등 제 역할을 수행하는 만병통치약일까.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대기업 A사 마케팅팀에서 일하는 신세대 사원 B는 C팀장이 1 대 1 코칭을 하자고 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팀장과 1 대 1 코칭 면담을 하고 나면 머리에 쥐가 나고 진이 빠지는 느낌이 들어서다. 회사에서 요즘 신세대와의 소통을 의무화하기 때문에 팀장도 어쩔 수 없이 하는 눈치다. 말은 헛돌고 대화는 빙빙 돈다. 일방적 지시보다 쌍방 코칭이라고 하지만 늘 변죽을 울릴 뿐, 서로 탐색전만 벌이다 종이 울려 링에서 내려오는 찜찜한 기분이 든다. 목표를 향해 직진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답답하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차라리 뚝딱 지시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굴뚝같다. 10분이면 될 이야기를 1시간으로 늘리며 고문하는 듯해 ‘차라리 일하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일쑤다. 자신의 마음속 깊은 이야기나 아이디어를 털어놓지 못하고 진이 빠진다는 게 그의 솔직한 고백이다. 이미 결론이 정해져 있어 한 문장이면 끝날 것을 빙글빙글 돌리며 ‘내 마음을 맞춰봐’ 하는 간 보기 하는 것을 의견 수렴이라 착각한다는 느낌까지 들고는 한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이야기, 이번 프로젝트가 힘들더라도 맡은 역할을 해내라는 결론이 정해진 것을, 뭐 이렇게 길게 굽이굽이 이야기하나 구차스럽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심중 정답에 부합하지 않으면 계속 원점 회귀와 밀당을 반복한다. 민주적이기는커녕 에너지가 소진돼 고문받는다는 생각까지 든다는 게 B의 불평이다.

반대로 낀세대인 C팀장은 어떤가. 그 역시 코칭 대화가 쉽지만은 않다. 할 말이 없거나 많거나, 양극단을 달리기 일쑤다. “네 생각은?” 하며 스스로 자각하고 발견하게끔 코칭 형식대로 물어보기는 한다. 상대의 생각을 물어본다고 하지만 코칭 대화가 본인의 의도나 목적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초조해지거나 짜증이 난다. 결국 마음에 들지 않는 대목에서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다람쥐 쳇바퀴를 돌게 된다. 꼬치꼬치 물어보면 코칭이 아닌 유도질문이라 하고, 간결하게 전달사항만 말하면 ‘지시’라고 한다. 속으로는 열불이 나지만 도를 닦는 인내력 실험코스 정도로 생각할 뿐이다. 정말 성과가 향상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회의감이 들고는 한다.

C팀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코칭을 포기하고 예전의 일방적 지시 형태로 회귀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아직 효과가 나타날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았으므로 현재 방식을 계속 시도해봐야 할까. 위 사례와 비슷한 고민을 겪는 리더라면 다음 3가지 사항을 검토해보라.

첫째, 지시사항과 코칭거리를 헷갈리지는 않았는가.

‘현명한 리더는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지시거리와 코칭거리를 구분할 뿐이다. 팀장의 불안과 팀원의 불만은 코칭거리와 지시거리를 구별하지 못한 데서 나온다. 지시는 지시고 코칭은 코칭이다. 지시를 코칭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 답을 숨겨두고 보물찾기 게임해보라며 뺑뺑이를 돌리면 구성원은 존중받기는커녕 조롱받는 기분이 들 수 있다. 코칭할 것과 지시할 것을 명확히 구분해 자를 것, 자르고 이을 것, 잇는 것은 리더의 능력이다. 코칭은 수수께끼나 추리게임이 아니다. 핵심을 피해 빙빙 우회해 말하지 말고 기대와 요구, 기준을 분명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라. 의견과 마음을 물어 협의 가능한 것인가 아닌가, 그것이 코칭거리 구분의 핵심 포인트다. 의무적인 수행사항은 지시가 답이다. 티칭할 것은 티칭하고 코칭할 것은 코칭하는 것, 아이템 분류가 첫 단추다.

둘째, 코칭 대화 방법에 대해 검토해보라.

자기가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뜨려주면 프라이가 된다. 코칭이 일방적 티칭보다 강한 점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보게 하는 데 있다. 트레이닝(train+ing)은 문자 그대로 기찻길 따라 모두 같은 궤도를 가도록 하는 획일화된 교육이다. 반면 코칭은 나만의 길을 찾도록 하는 맞춤식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두 가지만 기억하자.

우선 ‘주제 찾아 삼만리’ 미아가 되지 말라. 경청을 해야 하지만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무조건 마냥 들어줘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주제에서 벗어났다면 핵심으로 돌아와야 한다. “지금 자네가 한 이야기가 오늘 하려는 이야기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등의 방법으로 주제 환기가 필요하다.

다음은 자각형 질문을 하라. 문제나 목표를 이루는 데 장애물은 무엇인가를 스스로 발견하도록 한다. 단, 같은 질문이라도 추궁형 질문과 희망형 질문이 있다. “그 일이 왜 안 됐습니까, 그 목표를 왜 성취하지 못했습니까” 같은 부정형과 과거시제로 물어보면 추궁당하는 기분이 든다. 반면 자각 유도질문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로 긍정형과 미래시제로 물어본다.

셋째, 실행의 구체적 사항과 목표 시한을 스스로 정하게 하라. “조직이 동창회인가, 일하는 곳이지”를 연발하는 기성세대는 코칭 대화가 영 못 미덥다. 이야기는 열심히 하는데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이 겉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많은 기성세대가 시도해보려다 “아, 답답하다”며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는 이유도 당장 겉으로 보이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코칭 대화는 그저 물렁물렁 너 좋은 대로 하라, 술에 술 타기, 물에 물 타기 하는 식의 비위 맞추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행의 다짐이 중요하다. 코칭은 당장의 효율보다 오래가는 효과가 핵심이다. 그 핵심은 실행책과 목표 시한을 스스로 정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을 상사로서 어떻게 도와줄 수 있겠는가 하는 방점을 찍음으로써 마무리된다. 실행 목록과 목표 시한이 빠진 코칭은 단팥 빠진 찐빵이다. 단 “하라면 해”가 아니라 “지금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실행 계획을 잘 지키게 하려면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지원해주면) 좋겠는가”로 달라져야 함을 기억하자.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 / 일러스트 : 강유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0호 (2019.01.02~2019.01.01.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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