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시작한 '못된 남편' 오정태, 칭찬할 일 아닙니다
[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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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예능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한 장면. |
| ⓒ MBC |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만큼 일방적으로 욕먹는 프로그램도 없을 것이다. '가족 간의 갈등을 유발한다'며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역할은 애초에 존재하는 갈등 양상을 예시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고부 갈등,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 그 안에서 '남(의)편'에 머물렀던 남편의 문제 등을 '없던 일'이라 할 수 있을까? 그게 눈 감고 지나가면 없어질 문제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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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예능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한 장면. |
| ⓒ MBC |
최근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오정태-백아영, 고창환-시즈카, 이현승-이현상 등 세 가족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가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 여전히 시즈카 시누이의 무례는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지만, 이현승은 점차 '똑부러진', 요즘 시대 며느리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오정태는 '달라진 남편'의 기특한 태도로 칭찬을 받기 시작했다.
"저는 '꼭 자연분만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아요. 저는 제왕절개에 대한 거부감이 없거든요. 주변에 자연분만 하고도 힘들어 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봐서 제 몸 상태에 따라서 하고 싶어요."
임신만 하면 여성의 몸은 공공재가 된다. 관심이야 이해한다 쳐도 간섭은 불편한 일이다. 당연하다는 듯 자연분만을 강요하고, 모유 수유를 요구한다. 마치 산모를 위한 것처럼 둘러대지만, 사실 거기에 산모의 안위는 없다. 이미 누구보다 큰 압박을 받고 있을 여성들은 가족들의 집단 공격에 죄인이 되고 만다. 이현승은 계속해서 자연분만을 언급하는 시부모와 남편에게 "제 몸 상태에 따라서"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출산 못지 않게 육아 문제도 큰 장애물이다. 당장 누가 키울 것인지를 놓고 현승과 현상은 부딪쳤다. 현상은 "가족의 손에서 키웠으면 좋겠어"라고 말했지만, 정작 자신은 스케줄이 바쁘고, 부모님도 멀리 계셔 아이를 맡아줄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제야 그가 말하는 '가족'의 의미가 좀더 명쾌해진다. 결국 아내 현승이 일을 쉬면서 육아에 전념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이는 모유 수유를 했으면 좋겠다며 압력을 넣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상이 자신의 일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현승 역시 기상 캐스터로서의 커리어를 단념할 생각이 없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남자인 현상에겐 육아에 대한 압박이 없었지만, 여자인 현승에겐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승에게 일은 돈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었다. 육아는 부부가 공동으로 떠안아야 할 책임이지만,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게 현실이다. 결국 두 사람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대화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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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예능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한 장면. |
| ⓒ MBC |
"엄마, 아무튼 우리가 3주를 살 건데, (며느리를) 손님으로 대해줘. "
'못난 남편'이었던 오정태의 변화는 가시적이다. 걸핏하면 아내를 무시했고, 어린 딸들 앞에서 면박을 줬다. 집안일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아내의 역할과 공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식모 부리듯 했다. 오정태는 이를 방관했다. 어쩌면 문제의식 자체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오정태가 달라졌다. 우선, 집안의 가장 큰 우환이었던 '합가' 문제를 (긴 진통 끝에) 해결하는 결단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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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예능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한 장면. |
| ⓒ MBC |
또, 평소 거실의 소파와 혼연일체가 된 상태였던 그가 집안일을 조금씩 거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짐 정리하는 등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지혜도 그런 오정태의 모습을 보며 "우리 정태 씨가 많이 달라졌어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분담의 의미라기보다는 '아내를 돕는다'는 개념이 크고, "요즘 내가 와이프 일을 도와주니까 시도때도 없이 일을 시켜"라며 헛말을 하기도 하지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히는 똑부러진 며느리'와 '아내의 입장을 배려하고 가사일을 분담하는 달라진 남편'에 이렇게까지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지 의문스럽다. 출산 방법과 모유 수유의 기간, 육아 문제에 있어 여성이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건 '당연한 일'임에도 이현승의 똑부러짐은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오정태의 변화 역시 이제야 '기본'을 하는 셈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칭찬을 받는 게 현실이다.
트집을 잡으려는 게 아니다. 변화는 반가운 일이다. 다만, 아직 멀었다는 이야기다. 또, 지향점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비정상의 정상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를 통해 우리가 조금씩 정상화되길 희망한다. 2019년에는 또 한 걸음 더 나아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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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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