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대변인' 유시민 vs '홍카콜라' 홍준표..진보·보수 충돌하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근거 없이, 또는 잘못된 사실을 갖고 비방하는 파동이 올해 여러 차례 있었는데 대처법이 없었다. 우리 스스로 얘기할 수 있는 매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추계예대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회원의 날’ 행사에서 밝힌 유튜브를 시작하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치권 복귀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가만히 있는 저를 자꾸 언론사들이 괴롭힌다. 여론조사 후보로도 넣는데 법을 찾아보니 강제로 못하게 할 방법이 없다”며 정계 복귀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을 보면 최소한 노 전 대통령 비방에 대한 반박은 확실히 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친노 대변인’ 아니냐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유 이사장은 경제 상황이 나빠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문 정부 지지율 하락에 대해 “경제가 안 좋아져서 대통령이 일을 못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경제는 빨리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예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 정부 시절인 ‘참여정부’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솔직히 얘기하자. 노무현 정부 때도 경제성장률 공약은 사기니까 하지 말자고 했다”며 “불황에 빠진 국민 경제를 다시 고도성장으로 끌어올릴 방법을 안다면, 그런 방법이 있다면 어느 나라가 가난하게 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종합하면 대통령 혼자 힘으로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취지다. 이에 따른 지지율 하락은 불가항력이라는 셈이다.
그는 “유명 전문가가 언론과 한 인터뷰를 보니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엉터리이고 산업정책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며 “그러면 어떻게 산업을 키워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잘 키워야 한다’고 대답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해결방법을 알면서도 팽개치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유 이사장은 말했다.

◆ 홍준표 “남북문제만 잘하면 다른 것은 깽판 쳐도 된다는 노 전 대통령 어록 생각나”
유 이사장이 유튜브에서 ‘친노’ 비방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유튜브 10만 구독자를 모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 전 대표는 과거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을 두고 ‘아방궁’이라고 말하는 가 하면 최근에도 남북문제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의 어록을 상기시켰다.
홍 전 대표는 2008년 10월14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점검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아방궁’을 지어서 사는 전직 대통령은 없다. 봉하마을을 현장 방문하고 대변인도 이 문제를 중점 부각시키라”고 말했다.
최경환 당시 한나라당 수석 정조위원장도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시가 20억원이라고 하는데 종부세는 불과 3만원을 내고 있다”면서 “이 문제도 국토해양위에서 다뤄줘야 한다”고 말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김경수 당시 노 전 대통령 비서관은 “봉하마을은 지금 오리쌀을 추수하느라 정말 바쁘다. (한나라당은) 할 일이 참 없는 모양이다”라고 받아쳤다.
이와 관련해 보수층 집결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홍 전 대표 입장에서 참여정부 시절과 문재인 정부의 공실을 따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실제로 홍 전 대표는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문제만 잘하면 다른 것은 깽판 쳐도 된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록이 다시금 생각나는 요즘”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과적으로 제1야당 전 대표와 정치적 설전을 할 수밖에 없는 유 이사장은 결과적으로 정계 복귀를 할 수밖에 없는 ‘명분’이 생기는 셈이다. 유튜브에 등장한 유 이사장을 두고 ‘정계 복귀’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관련해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25일 SBS라디오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대권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며 “본인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데도 대선에 안 나오겠다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사실상 ‘친노’ 대변인으로 나선 본인 의지와 관계 없이 정계에 복귀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아방궁’이라던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부지 4262㎡(1289평), 1층 단독주택인 건물 372㎡(112평)으로 대지 구입과 건물 설계, 공사비까지 총 12억 가량이 들어갔다. 논란이 불거진 대지 1만평은 국가 소유로 건립될 경호동까지 포함한 면적이었다. 호화시설이 들어선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이후 지난 2009년 권양숙 여사는 노무현 재단에 사저를 기부, 사저는 노 전 대통령 서거 9주기인 지난 5월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 유시민 vs 홍준표 ‘유튜브’ 대결…관전포인트는?
현재 유튜브를 이용하는 정치인들의 구독자 현황은 26일 기준으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14만4829명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12만7120명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6만4672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4만9794명 5위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4만5133명 순이다.
논객으로는 △정규재 33만4536명 △황장수 30만4056명 △고성국 18만3350명 △조갑제 18만 3202명 등이다.
전문가는 구독자 수도 중요하지만, 며칠 만에 구독자를 확보했냐, 팬심이 얼마나 되는가에 대해 주목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4일 ‘YTN’에서 “(홍준표 전 대표)당장 지금 11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며칠 만에 11만이 됐느냐가 중요합니다” 라며 “지금 보통 국회의원들이나 혹은 전·현직 의원들이나 혹은 또 그냥 보수논객들이 하는 그런 유튜브에서 10만 정도 돌파하는 데 일주일이라면 굉장히 빠르게 지금 10만을 돌파하는 것으로 보이고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1만을 일주일 만에 돌파했다는 건 어찌 됐든 홍준표 전 대표의 고정 팬심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죠”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 이사장이 유튜브에 등장했을 때 그가 며칠 만에 10만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지는 일종의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구독자 수가 10만을 넘기자 “삼류 패널 데리고 시사 농단이나 하는 어용 방송들보다 TV홍카콜라가 이들을 압도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전문가인 자원 봉사자가 더 많이 모이면 방송의 품질이 보다 나아질 것”이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유 이사장이 과거 팟캐스트를 진행하던 시절 누적 다운로드 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그가 진행자로 있던 ‘노유진의 정치카페’는 1억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노유진’은 출연자들인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의 성을 의미한다.
한편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에 대해 지난 2017년 4월 JTBC ‘썰전’에서 “진지하게 정치하려면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애도 아니고 응석부리냐’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될 일도 안 된다. 진지하게 제안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맞는 말이라도 표를 얻는 데 도움 되는 말을 해야지. 맞는 말만 하면 어쩌냐. 그러다 쫄딱 망하는 사람 많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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