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오'된 유재석·강호동·신동엽? 그들은 때를 기다린다

김종성 2018. 12. 2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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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연예계 결산] 관찰예능의 시대, 국민 MC 3인방의 '도전'

[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KBS 예능 대상을 수상한 이영자
ⓒ KBS2
K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안녕하세요>의 이영자였다. 방송 데뷔 27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29일로 예정된 MBC 연예대상은 <전지적 참견 시점>의 이영자와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 두 명의 대결로 압축된 상태다. 예측하기 힘든 박빙의 대결이다. 지난해 <미운 우리 새끼>의 엄마들에게 대상을 안기는 파격을 보여줬던 SBS의 경우, (당사자가 고사하지 않는 이상)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백종원이 유력하다. 

'2018년 예능'을 두 단어로 정리하라면 '여풍(女風)'과 '관찰 예능'일 텐데, 그 중 하나를 고르라면 역시 후자다. 이영자와 박나래도 결국 관찰 예능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바야흐로 '관찰 예능'의 시대가 도래했고, 올해는 그 속도가 더욱 가팔랐다. 심지어 '먹방', '쿡방'도 관찰 예능에 수렴됐다. 연예인의 '가족(과 주변인)'들은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노랫말을 관찰 예능 안에서 실현했다. 모든 걸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국민 MC 3인방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이 없으면 프로그램이 성립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관찰 예능의 가파른 상승 속에 이들의 역할은 점차 축소돼 갔다. 오히려 전현무나 김성주 같은 중계형 MC들이 각광받았다. '유-강-신', 그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채 낙오된 걸까.
 
<무한도전>은 끝났지만, 유재석의 도전은 계속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유재석
ⓒ tvN
MBC <무한도전>이 종영했고, SBS <런닝맨>은 부침을 겪었다. KBS2 <해피투게더4>는 개편을 시도했으나 갈길을 잃은 채 헤매고 있다. 그러나 유재석은 끊임없이 도전에 나섰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는 높은 화제성을 이끌어내며 시즌제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거리로 나가 조세호와 함께 시민들과 호흡하며, 또 다른 시즌제 예능을 예고했다. 
그런가 하면 '패떴(패밀리가 떴다)'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SBS <미추리 8-1000>에서 야외 예능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또, JTBC <요즘애들>로 세대 간의 소통을 시도하고 했다. 전체적으로 유재석은 뻔하다. 그러나 그 아쉬움을 뛰어넘는 친근함으로 여전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거와 같이 높은 시청률을 담보하진 못하지만, 주목도와 화제성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무한도전>은 끝났지만, 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신서유기5>에 출연했던 강호동
ⓒ 김종성
강호동은 이젠 장수 예능의 반열에 오른 JTBC <아는 형님>과 <한끼줍쇼>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그리고 tvN <토크몬>, <대탈출>, <아모르파티>, SBS 플러스 <외식하는 날>, SBS <가로채!널> 등 새로운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성적은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토크몬>은 시대착오적이란 혹평을 받으며 종영했지만, <대탈출>은 참신함이 돋보여 시즌2가 확정된 상태다. 
<아모르파티>의 경우, 시청률은 아직 낮지만 화제성을 잡아나가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가로채!널>은 시청률이 꾸준히 상승(1회 1.9% → 6회 3.5%)하고 있어 앞으로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tvN <신서유기5, 6>에서 보여준 활약은 강호동을 '늙지' 않게 만드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강력한 한방은 사라졌지만, 진로를 다각화하며 전략적인 대처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전히 에너지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놀라운 토요일>에 출연 중인 신동엽
ⓒ tvN
유재석과 강호동도 바빴지만, 가장 바지런했던 건 신동엽이었다. 그는 KBS2 <불후의 명곡>, <안녕하세요>, SBS <동물농장>, <미운 우리 새끼> 등 지상파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세 명의 국민 MC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또, tvN <인생술집>, <놀라운 토요일>, 엠넷 <러브캐처>, 채널A <천만홀릭, 커밍쑨> 등 여러 케이블 채널에 출연하며 놀라운 확장성을 보여줬다. 

신동엽은 19금 개그와 짓궂은 농담 등 자신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그는 자신이 도드라지기보다 주변 사람들을 빛내는 영리한 진행 방법으로 관찰 예능뿐만 아니라 토크쇼 형식의 프로그램에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또, tvN <빅포레스트>에선 연기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TV 속의 신동엽은 이전과 비교해 한결 더 편안해진 모습이다. 그는 대체불가능한 MC가 됐다.

누구보다 바쁜 한 해 보낸 유재석-강호동-신동엽

세 명의 MC들은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자리를 지키는 한편, 자신을 내던지는 도전을 이어나갔다. 관찰 예능의 광풍 속에서도 그들을 위한 자리는 여전히 존재했다. 물론 예능의 중심에서 몇 걸음 밀려난 느낌은 있지만, 그들만의 역할을 배제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다. 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정점에 있었기에 시대가 변했다는 걸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세 사람이 아닌가. 

그들마저 관찰(혹은 가족) 예능으로 떠나 버렸다면 정말이지 걷잡을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은 그 흐름에 편승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유재석은 메인 MC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갔고, 강호동은 리얼 버라이어티에 완벽히 적응했고, 신동엽은 순발력과 재치를 극대화했다. 마치 다시 돌아올 때를 기다리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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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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