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대출이자보다 낮은 월세 '푸어 임대사업자' 속출

서윤경 기자 입력 2018. 12. 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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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제약은 있지만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었다.

그는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했고 800여만원의 취득세를 감면받았다.

그러나 임대사업자 등록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11일 "지난해부터 양도세 상담을 받기 위해 전화한 사람 중 절반은 임대사업자 등록이었다"면서 "혜택과 손실 부분을 비교하기 위해 물어봤는데 최근 전·월세 가격이 하락하면서 임대사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안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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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의무기간에 발목 잡혀.. 과징금 1000만원에 팔지도 못해
게티이미지 뱅크

약간의 제약은 있지만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었다. 그 약속이 족쇄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임대사업자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혜택을 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아 호소할 수도 없었다.
지방에서 오피스텔 1채를 구매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A(43)씨 얘기다.

그는 3년 전 발령을 받아 지방에서 근무했다. 사옥에 거주하던 A씨는 인근에 괜찮은 오피스텔 분양을 받았다. 지난해 건축이 끝나고 입주를 시작했다. 사옥에서 나와 오피스텔에 거주할까 고민하던 A씨의 시선을 사로잡은 게 있었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그는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했고 800여만원의 취득세를 감면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취득세를 내지 않는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최근 사정은 달라졌다. 부동산 규제로 지방의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입었다. 전·월세 가격이 떨어졌다. 여기에 A씨가 있는 지역은 경기마저 안 좋아지면서 젊은 사람들이 지역을 떠나기 시작했다. A씨의 오피스텔에 거주하던 방도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아 2개월째 비어있다. 세입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썩 반갑지는 않을 것 같았다. 월세가격이 구입할 때 받은 대출의 이자에 못 미치는 금액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오피스텔을 팔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임대사업자 등록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의무기간 4년 중 1년을 겨우 채웠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11일 “지난해부터 양도세 상담을 받기 위해 전화한 사람 중 절반은 임대사업자 등록이었다”면서 “혜택과 손실 부분을 비교하기 위해 물어봤는데 최근 전·월세 가격이 하락하면서 임대사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안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무기간은 과태료가 부과되는 시점은 임대를 개시한 날짜와 임대사업자 등록한 날짜를 기준으로 한다. 가령 임대 사업자로 등록한 게 12월 4일이라도 임대를 시작한 날짜가 일주일 뒤인 11일이라면 임대 의무 기간의 시작은 임대 개시 날짜가 된다.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를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폐업하거나 일반 개인에게 매도할 경우 최대 1000만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감면받았던 취득세도 가산금을 더해 내야 한다.
물론 임대의무기간을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매도할 수는 있다. 임대사업자의 부도나 파산, 경제적 사정 등으로 임대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을 신고한 뒤 허가를 받아야 한다. 폐업 요건은 2년 연속 적자가 발생했거나 공실 기간이 길어야 한다. 아니면 재개발, 재건축으로 철거가 예정돼 있더라도 폐업신고는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과태료는 물지 않지만 취득세는 내야 한다.

또 다른 임대사업자에게 팔아도 된다. 말 그대로 다음 매수자에게 의무기간을 넘기는 거다.
그러나 A씨는 “월세 받기 어렵다는 걸 뻔히 아는 상황에서 그걸 살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직 A씨에게 남은 의무기간은 3년이다. 오피스텔은 비어있고 이자만 뱉어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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