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술 '와이브로' 역사속으로..5G 진입 첫 발

SKT-KT 12년만에 서비스 종료
와이브로 주파수 5G용 재활용 촉각
순수 토종 통신 기술인 ‘와이브로’가 12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2006년 상용화된 와이브로는 한 때 글로벌 통신 시장 장악까지 꿈꿨으나,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 밀린 후 4세대 롱텀에볼루션(4G LTE) 기술 성장으로 결국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았다. 기존 와이브로 용도로 썼던 주파수는 이제 5세대(5G)용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은 와이브로 실패를 교훈 삼아 5G 시장 선도국 자리매김에 나선다.
◆ 와이브로 뭐길래? 시작부터 종료까지
와이브로(WiBro)는 무선 광대역 인터넷의 뜻인 '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이동통신 규격이다. 이론적으로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10Mbps, 최대 전송 거리는 1km로 3G 이동통신망보다는 빠른 전송속도가 특징이다.
2002년 10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국내 업체들이 와이브로 기술을 개발하며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주요 사업자로 KT와 SK텔레콤이 선정되며 2006년 6월 30일부터 서울과 경기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상용화를 시작했다. 2007년에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3G 이동통신의 6번째 기술 표준으로 채택되며 인정을 받는다.
2011년 KT는 ‘쇼와이브로’ SK텔레콤이 ‘T로그인 와이브로’라는 이름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가입자 수는 44만명으로 꾸준히 늘면서 2012년 12월 와이브로 가입자는 104만 9788명으로 최대 정점을 찍는다. 한국 통신업계는 와이브로 수출을 통해 글로벌 IT 통신강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3GPP의 4G LTE 통신 표준 경쟁에서의 뒤쳐짐 ▲글로벌 확장의 더딤 ▲삼성전자 등 주요 제조사의 단말/장비의 생산중단 ▲킬러 콘텐츠 부재 등으로 내수용으로 전락했다. 특히 평균 속도가 와이브로보다 2배가 빠른 LTE(75Mbps) 대중화는 이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LTE 생태계 확장이 빠르게 이어지면서 사업자들도 와이브로 투자를 대폭 축소시킨다. 투자 대비 매출이 너무 낮다는 이유에서다. 2006년 이후 양사는 12년간 와이브로에 2조1000억원 가량을 투자했지만, 올해 1월 누적 매출은 양사 2300억원대로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 이통시장에서 와이브로 점유율은 1%대에 불과하다. 지난 10월 말 기준 KT와 SK텔레콤의 와이브로 가입자는 4만6348명, 데이터 트래픽은 245 테라바이트(TB)로 3G보다도 적다.
◆ 와이브로 가입자 LTE 전환 지원...주파수 재배치는?
SK텔레콤과 KT는 결국 지난 7일 와이브로 서비스를 연내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와이브로 종료를 승인한 바 있다. 글로벌 추세에 맞춰 와이브로 대신 5G 통신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양사는 와이브로 가입자를 LTE로 전환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KT의 경우 24개월 약정 시 보급형 단말을 무료로 하며 무약정 단말을 지원한다. 기존 와이브로 요금제와 동일한 수준의 LTE egg+ 요금제 이용이 가능하다. 해당 요금제 전환시 기존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도 모두 면제해준다. SK텔레콤 또한 LTE 전환 고객에 해당에 단말을 무료 증정하고, 기존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 역시 없앴다. LTE전환 프로그램은 2020년 12월 말까지 운영된다.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에 따라 주파수 용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KT와 SK텔레콤은 2012년 와이브로 주파수로 각각 30MHz폭, 27MHz폭을 할당받았다. 해당 대역은 내년 3월 사용기간이 만료된다.
총 87MHz폭의 2.3GHz 대역은 5G용도로 사용될 수 있어 가치가 높다. 2.3GHz 대역과 지난 6월 5G 주파수 경매 당시 공공주파수와 간섭 논란으로 유보된 3.5GHz 대역(20MHz폭)의 추가 할당 계획이 빨리 나온다면, 이통사로썬 장기적인 5G 투자 계획을 세우는데 유리하다.
과기정통부는 4G LTE와 5G트래픽 상황 등을 검토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5G 망 구축은 진행중이고, 5G 대중화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추가 5G 주파수 경매 시기 역시 곧바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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