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전쟁의 격전지, '케르치 해협'에 다시 감도는 전운..러시아 vs 우크라이나

이현우 2018. 11. 2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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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5년 크림전쟁 당시 격전지이자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동부전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케르치(Kertsch) 해협'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격돌로 다시금 전운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해군이 불법적으로 케르치 해협 진입을 시도했으며 이는 지역 일대의 긴장상황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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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함정 교전... 러시아군이 우크라 함정 3척 나포
크림전쟁, 2차대전 당시 격전지인 케르치... 국제 곡물가격 영향끼칠까 우려

아조프해에서 흑해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케르치해협(붉은 원 표시)은 흑해 일대 지정학적 요충지로서 1855년 크림전쟁, 1942년 2차대전 와중에 치열한 격전지로 유명했던 지역이다.(지도=구글맵)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1855년 크림전쟁 당시 격전지이자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동부전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케르치(Kertsch) 해협'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격돌로 다시금 전운이 감돌고 있다. 2014년 크림반도 기습 병합 이후 긴장감이 높아지던 양국이 다시 군사적으로 충돌하면서, 흑해 일대 물류는 물론 국제 곡물가격에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 경비함정이 케르치 해협으로 진입하려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3척의 진입을 막고 공격, 나포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에 의하면 러시아 소속 함정은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에 포격과 충돌공격 등을 가한 뒤 나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수병 6명이 다쳤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해군이 불법적으로 케르치 해협 진입을 시도했으며 이는 지역 일대의 긴장상황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양국 분쟁의 발단이 된 케르치 해협은 크림반도 동부에 위치한 해협으로 흑해와 아조프해를 연결하는 좁은 해협이다.

이 케르치 해협은 지난 2003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양국간 조약을 통해 공유영해로 지정한 지역으로, 양국 선박은 사전에 항행계획을 통보하면 자유로이 항행할 수 있다. FSB측은 우크라이나 군함이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이 지역을 통과, 유엔해양법협약을 위반하고 러시아 영해에 불법 진입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우크라이나 해군 측은 항행계획을 러시아 쪽에 미리 통보했다고 반박 중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국제법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아조프해 접근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케르치반도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지방 사이의 케르치 해협에 놓인 '크림대교'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지난 5월 크림대교 개통식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케르치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이 신경전을 벌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자국 영토를 잇는 주요 요충지인 케르치에 대해 계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기습 병합한 이후 올해 5월에 케르치 해협과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지방을 잇는 '크림대교'가 건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몰고 이 다리를 건너기도 했다. 내년에는 철도교도 개통될 예정이다.

케르치는 흑해와 아조프해를 연결하는 흑해 일대의 주요 요충지 중 하나였기 때문에 고대부터 각종 전쟁에 시달렸고, 주인도 수도없이 바뀌었다. 기원전 7세기경 고대 그리스인들이 세운 식민도시로 처음 건설된 이래 동로마, 키예프 공국, 몽골제국, 오스만제국, 러시아제국 등 여러 나라의 지배를 거쳤다. 1855년 크림전쟁 도중 영국군의 포격으로 도시 전체가 파괴됐다가, 19세기말부터 다시 개발이 시작됐으며 2차대전 당시에는 동부전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전후 소련의 '영웅도시'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이 지역은 세계 3대 곡창지 중 하나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밀이 수출되는 주요 항구 중 하나기 때문에 지역 정정불안은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크림반도 일대는 2014년 이후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충돌로 1만명 이상이 숨졌고, 우크라이나 동부 일대에서도 간헐적인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2010년 이후 지구온난화에 따른 여름 대폭염으로 곡물가격 변동이 심해지는 상황에 지역 정정이 불안해지면서 국제 곡물가가 또다시 요동칠지 여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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