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미켈슨, 하이라이트는 연장 몰고 간 17번홀 우즈의 칩샷

(서울=뉴스1) 조인식 기자 = 세기의 대결에서 웃은 승자는 필 미켈슨(48·미국)이었지만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타이거 우즈(43·미국)가 만들어낸 놀라운 샷이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쉐도우 크릭 골프클럽(파72·7560야드)에서는 상금 900만 달러를 놓고 우즈와 미켈슨이 18홀 동안 맞붙는 '캐피털 원스 더 매치 : 타이거 VS 필'이 벌어졌다. 미켈슨은 연장 22홀까지 치르며 승자가 됐다.

정규 18홀 동안에는 미켈슨이 앞설 때가 많았다. 우즈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앞선 것은 12번 홀을 끝낸 뒤였고, 이 리드도 오래 가지 않았다. 곧바로 다음 홀에서 미켈슨이 올스퀘어를 만들며 우즈의 유일했던 리드는 짧게 마무리됐다.

이후 다시 역전해 한 홀을 앞서던 미켈슨은 17번째 홀에서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150야드 거리의 파3 홀에서 우즈가 버디를 해내지 못하면 미켈슨의 승리가 굳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린 부근에서 우즈가 칩샷으로 살짝 올린 공이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가며 극적인 버디가 만들어졌고, 18홀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둘은 연장에 들어갔다. 패배 위기를 연장으로 바꾼 우즈의 클러치 샷이었다.

선수들도 놀라게 한 기적적인 샷이었다. 미국 CBS스포츠에 따르면 미켈슨도 이를 본 뒤 "이런 식으로 날 20년 동안 어려움에 빠뜨렸다. 내가 지금 왜 놀라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할 정도였다.

우즈는 경기 후 이 샷에 대해 "경기를 그 홀에서 끝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과는 패자였지만, 세기의 빅매치를 명승부로 만든 중요한 장면이 됐다.

PGA 골퍼 재크 존슨도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존슨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죽음. 세금. 클러치 상황의 타이거"라며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3가지를 꼽았다. 커리어 내내 위기에서 강했던 우즈가 17번 홀에서 보인 샷에 놀라움을 표한 것이다.

한편 이날 이전까지 함께 라운드를 펼친 37차례 경기에서 성적이 같았던 네 대회를 제외하면 미켈슨의 성적이 좋았던 것은 15번으로, 우즈보다 세 번이 적었다. 하지만 미켈슨은 이번 대회 승리로 900만 달러 상금과 함께 자존심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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