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영국의 모병제 도입.. 우리는 가능할까

양낙규 입력 2018. 11.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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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모병제 국가인 영국이 병력 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에 거주한 적이 없는 영연방(Commonwealth) 소속 국민의 입대를 허용할 방침이다.

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5년 이상 영국에 거주한 이들만 입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연방 소속 국가에 한해 입대 시 거주요건 제한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옛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들이 주축이 된 국제기구인 영연방 53개 회원국 소속 국민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영연방은 호주, 인도, 캐나다, 케냐, 피지 등으로 영국 정부는 이들 국가에서 매년 1350명가량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군 중 공군과 해군은 올해부터 입대를 지원받고 육군은 내년부터 지원받을 예정이다.

영국이 제한자격을 대폭 완화하면서 병력자원을 모집하는 것은 장병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모병제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지원률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육군의 경우 매년 1만명 가량 입대 자원이 필요한데 최근 3년간 연간 7000명 정도를 모집하는 데 그쳤다. 매년 뽑을 1350명 중 육군이 1000명, 해군이 300명, 공군이 50명 정도를 배정받을 예정이다.

모병제를 실시하는 나라중에 이런 고민을 갖는 나라는 또 있다. 프랑스다. 현재 현재 모병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일본 등 103개국으로 유엔 회원국(192개국)의 53.7%다. 이중 프랑스는 모병제에 지원하는 장병수가 줄어들자 징병제 고민에 빠져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징병제의 수가 부족하자 모병제로 인원을 충당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군병력의 70%가 모병제로 모집한 병력이다.

우리 군도 한때 모병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바로 선거철이다. 2016년 당시 남경필 경기지사는 모병제 도입을 강조했다.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우리 군은 최소한 50만 명 정도의 상비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이 되는데, 어떻게 그 병사를 모병으로 충당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운영연구센터의 조관호 박사와 이현지 연구위원은 최근 작성한 논문에 따르면 "모병제를 시행하는 국가사례를 참조하고 우리나라의 인구 규모로 추산할 때 모병제 적용(도입)시 적정 병력규모는 15만~20만명 수준"이다. 인구 대비 병력비율이 높을수록 징병제 국가의 의무복무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모병제를 도입하면 국방예산 투입 비율이 대폭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국방예산 투입 비율'은 병력 1인당 국방예산을 인구 1인당 GDP(국내총생산)로 나눈 값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국방예산 투입 비율은 병력 1인당 국방예산 5.3만 달러를 1인당 GDP 2.7만 달러로 나누면 1.9로 계산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군사력과 병력운영을 위해 더 큰 비용을 투입한다고 보면 된다.

모병제 국가의 국방예산 투입 비율은 평균 7.1로, 징병제 국가의 평균 4.5보다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모병제를 대표하는 미국, 유럽선진국, 일본 등은 1인당 GDP가 모두 3만 달러 이상이고 국방예산 투입 비율도 5~8 수준"이라며 "우리나라가 모병제를 적용하려면 국방예산 투입 비율을 이런 모병제 국가 수준으로 높이거나 병력규모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병력규모를 20만명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해도 병력 충원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는 2025년께 우리나라 20세 인구를 기준으로 입대 소요비율(입대율)을 추산한 결과, 병력규모 20만명을 유지할 때는 남자 6.6%, 30만명 유지 때는 남자 9.5%로 각각 추산됐다. 입대율 수치가 높을수록 남자 인구 중에서 군대에 가야 할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군 장교와 부사관의 20세 기준 입대율은 남자 4.5%에 달했다. 미국은 남자 5.4%로 높지만, 일본과 프랑스, 영국은 남자 2.1~2.8%로 낮다.

논문은 "병 복무 기간(육군기준 21개월)을 18개월로 단축하면 국방부가 정해놓은 목표 병력규모(52만2천명)를 50만명 미만으로 재설정해야 하고, 간부 인력 수급에도 영향을 미쳐 간부 인력관리 제도의 전반적인 개편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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