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9억 들인 새마을운동 공원 "새벽종이 전부, 볼 게 없다"

조정훈 2018. 11. 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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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지난해 말 완공하고도 운영비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 문을 열고 일반에 무료로 개방했지만 내용이 없는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이곳을 체험과 교육을 통해 새마을운동을 경험하는 체험형 테마공원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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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구미] 1일 개관했지만 빈 공간 수두룩.. 첫날 고작 400여명 찾아

[오마이뉴스 조정훈 기자]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지난 1일 개관한 경북 구미의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
ⓒ 조정훈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지난해 말 완공하고도 운영비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 문을 열고 일반에 무료로 개방했지만 내용이 없는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마을 테마공원은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155 일원 24만7350㎡의 부지에 사업비 879억 원(국비 293억, 도비 156억, 시비 430억 원)을 들여 연면적 2만8414㎡ 규모로 조성됐다. 주건물 8동과 부속건물 27동 등 모두 35동이다.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이곳을 체험과 교육을 통해 새마을운동을 경험하는 체험형 테마공원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일 찾은 새마을 테마공원은 전시관만 개방됐을 뿐 다른 곳 상당수는 아직 미완성 상태였다.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위한 교육연구시설인 글로벌관, 새마을운동 리더를 양성하는 연구관은 비어 있었고 새마을 테마촌은 공사가 마무리 중이었다. 
체험할 것도 없고... 텅텅 빈 전시대
 
 지난 1일 개관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 내부 모습. 벽에 붙인 사진과 설명문이 대부분이다.
ⓒ 조정훈
 
 지난 1일 개관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 내부 모습.
ⓒ 조정훈
   
새마을 테마공원의 주공간인 전시관은 총 3층으로 구성됐다. 1층은 로비와 안내데스크, 기획전시실이 있고 2층에는 태동관과 세계화관, VR체험관이 있다. 또 3층에는 역사관, 새마을사람들,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기획전시실과 태동관, 역사관 등 자료를 보여주는 전시관은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대부분으로 전시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큰 공간 벽면에는 60년대와 70년대 어려웠던 시절을 보여주는 사진이 걸려있을 따름이었다.
 
2층 태동관에는 "50~60년대 보릿고개로 인한 굶주림에서부터 70년대 새마을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변화된 모습과 기록들을 생생하게 전시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초가집과 리어카를 끄는 조형물, 삽질하는 모습의 조형물 등이 전부였다. 벽면에는 어려웠던 시절의 사진과 새마을운동 때문에 잘 살게 됐다는 설명문이 붙어있었다.
 
3층 역사관은 1980년대 이후 새마을운동 성장기의 기록물을 전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새마을자재 수불대장', '금전출납부' 우수마을특별지원서류', '우수마을 특별지원금' 등 극히 일부의 기록물만 전시되고 있었다.
관람객 대부분 60대 이상... 옛날 생각 나서 좋다지만
 
 지난 1일 개관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 내부 모습. 새마을과 과련된 전시품이 전시돼 있다.
ⓒ 조정훈
 
 지난 1일 개관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 내부 모습.
ⓒ 조정훈
 
 지난 1일 개관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 내부.
ⓒ 조정훈
    
이곳 전시실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새마을 자전거' 두대뿐이었다. 자전거 앞에는 "새마을 자전거를 타고 우리 마을을 한 번 둘러보세요. 그리고 새마을 지도자가 되어보세요. 페달을 힘차게 밟을수록 새롭게 변화되는 마을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고 설명이 붙어 있었다. 굳이 더하자면 새벽종을 직접 쳐볼 수 있는 것 정도를 체험할 수 있었다.
 
지구촌 새마을운동 사업의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다고 안내된 'VR(가상체험) 체험장' 입구는 문이 잠겨 있었다.
 
전시관 측 직원은 "개관 첫날인 1일 400여 명이 찾았고 2일에는 150명 정도 찾아왔다"며 "주말이 되면 더 많은 시민들이 보러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관 방문객 대부분은  60대 이상이었다. 구미에서 왔다는 김수옥(86)씨는 "어제부터 개방한다고 해서 와봤는데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좋다"며 "건물을 잘 지어 놨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60, 70년대 사진만 있을 뿐 새마을과 관련된 기록물이 없다, 콘텐츠가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시관에서 만난 박아무개씨는 "900억 가까이 들여서 만든 새마을 테마공원이 너무 썰렁하다"면서 "하다못해 당시의 농기구라도 갖다 놓고 보여주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상당수 전시대는 관련자료가 없어 텅텅 비어있는 상태였다.
  
 지난 1일 개관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전시관 내부 모습. 전시물이 없어 전시공간이 비어 있다.
ⓒ 조정훈
  
 지난 1일 개관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글로벌관과 연수관 등은 텅 비어 있다.
ⓒ 조정훈
 
나대활 구미YMCA 사무총장은 "넓은 공간에 전시물이 없어 사진만 벽면에 붙여놓은 것은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이 처음부터 잘못 만들어졌다는 방증"이라며 "새마을과 관련된 콘텐츠도 실상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경상북도는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새마을세계화재단과 경북행복재단을 이곳으로 이전하는 등의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정희 대통령 생가와 박정희 역사자료관, 공원을 아우르는 관광벨트화도 계획 중이다.
 
운영비와 관련해서는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시장이 관리하는 도시공원을 문화시설로 바꾸는 데 걸리는 2년간은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이후 문화시설로 변경되면 경북도가 전액 부담해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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