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와 하켄크로이츠, 같은 '전범기'인데 왜 대접은 다를까요?

이현우 입력 2018. 10. 2. 10:44 수정 2018. 10. 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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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개최 예정인 제주국제해군관함식을 앞두고 일본 해상자위대가 '욱일기(旭日旗)' 게양을 고수하면서 한일 양국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욱일기는 과거 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상징적인 깃발로 아시아 태평양일대 일제의 각종 만행으로 고통받았던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반감이 큰 깃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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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상징인 욱일기(위쪽)와 2차대전 나치독일의 상징이었던 하켄크로이츠(아래쪽)는 둘다 전범기라 불리지만, 하켄크로이츠와 달리 욱일기는 서구권에서 인식이 부족해 크게 터부시 되지 않고 있다.(사진=위키피디아)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오는 11일 개최 예정인 제주국제해군관함식을 앞두고 일본 해상자위대가 '욱일기(旭日旗)' 게양을 고수하면서 한일 양국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욱일기는 과거 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상징적인 깃발로 아시아 태평양일대 일제의 각종 만행으로 고통받았던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반감이 큰 깃발이다. 그러나 국제사회, 특히 서구권에서는 같은 전범국가의 깃발임에도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Hakenkreuz)'와 달리 큰 반감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일본 또한 여기에 편승해 자위대는 물론 민간에서도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각종 광고나 콘텐츠를 쉽게 사용하고 있다.

논란의 욱일기는 원래 일본의 메이지유신 직후인 1870년 일장기가 국기로 지정되면서 함께 육군기로 지정된 깃발이다. 가운데 붉은 해를 상징하는 일장이 있고, 그 옆에 햇빛이 뻗어나가는 모습의 욱광(旭光)을 배치했다고 해서 욱일기라고 불린다. 일본의 전 근대시대 때는 민간에서 회화로 사용됐고, 햇빛이 뻗어나가는 문양은 일본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문양 중 하나였다.

이 문양이 일본제국의 군기로 사용되면서 제국주의 침략의 부정적 이미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출을 의미하는 '욱일(旭日)'이라는 표현 자체도 이전 시기에는 거의 쓰이지 않던 표현이었고, 여기서 기반이 되서 나온 '욱일승천(旭日昇天)'이란 사자성어도 아시아권은 물론 일본에서도 쓰지 않던 표현이었다고 한다. 이후 일제가 한반도와 만주, 중국과 동남아시아 일대로 침략전쟁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에서 욱일기는 일제의 상징처럼 굳어져갔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독일 나치가 사용하던 하켄크로이츠와 달리 서구권의 거부감이 크지 않아 일본은 전후 잠시 욱일기 사용을 중단했다가 1954년 자위대 창설과 함께 이를 자위대기로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켄크로이츠의 경우에는 주변 열강들의 반발이 워낙 거셌기 때문에 독일이 사용을 금지하는 법까지 만들었지만, 일본 욱일기의 경우에는 서구권에서 '전범기(戰犯旗)'로서의 인식이 약해 1950년대 이후 국제사회에서 크게 문제시되지 않았다. 또한 6.25 전쟁으로 1952년 일본이 연합국 점령상태가 끝나고 재무장되면서 태평양전쟁 당사국인 미국에서도 욱일기에 대한 반감이 줄면서 이후 일본 내 극우세력들을 중심으로 공공연하게 내세우는 아이콘이 됐다.

아시아 각국에서는 여전히 욱일기에 대한 반감이 매우 큰 상황이다. 중국은 2014년 칭다오(靑島)에서 개최됐던 국제 관함식에 아예 일본을 초청하지 않은 바 있다.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욱일기 고수를 주장하면서 양국간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양국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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