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손예진 "예민했고, 외로웠고, 답답했고, 보람됐다"

조연경 2018. 9. 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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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조연경]
배우 손예진을 표현하는 또 다른 이름은 '신뢰'다. '열일'에 따른 '결과'까지 담보되는 배우. 브라운관과 스크린은 물론 장르를 넘나드는 손예진은 18년간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늘 그 다음을 기대하고 궁금하게 만든다. 남배우에 비해 여배우의 활동 영역이 여전히 좁은 시장에서 손예진은 남배우 앞에 이름을 내세울 수 있고, 손예진이라는 이름 하나 만으로 투자와 제작이 가능한 배우로 오랜시간 그 존재감을 지켜내고 있다.

이러한 손예진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결코 '안전한 길'만 걷지 않는다는 것. 영화 '협상(이종석 감독)'은 이러한 손예진의 반짝이는 도전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남배우와 투톱 호흡을 맞췄지만 멜로가 아니고, 범죄 오락 장르로 분류되지만 뛰고 싸우고 소리지르는 신보다 가만히 앉아 치는 대사가 더 많다. 세트장이 감옥처럼 느껴질 정도로 힘든 촬영이었지만 손예진은 도전이라는 이름 앞에 당당했다.

"'만족한다, 후회한다'를 떠나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도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보람된다"고 밝힌 손예진의 진심은 점점 더 깊이감이 더해지는 손예진의 미모만큼 아름답다. 올해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협상'까지 세 작품을 선보이게 된데 대해서도 손예진은 "'쟤 또 나와? 지겹다' 할까봐 두려웠다"며 솔직한 속내를 고백했다. 물론 손예진을 맞이하는 관객의 반응은 언제나 웰컴, 두 팔 벌려 환영이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 어떤 면에서는 예민한 현장이었겠다. "솔직히 난 좀 예민했다. 세트장에 들어가는 것이 싫었다. 연기라는 것이 몸을 쓰거나, 뛰어가는 것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마련인데, '협상' 같은 경우는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장소에, 똑같이 앉아 똑같지만 다른 연기를 했다. 그것이 주는 답답함이 크더라. 대사도 많았지만 아주 미묘한 차이로 인물의 상태를 표현해야 했다. 처음에는 '열심히 해야지' 열의가 넘쳤는데 어느 순간부터 '힘들다, 지친다'는 마음이 먼저 튀어 나왔던 것 같다."

- 어떻게 환기 시켰나. "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점심시간이었다. 세트장을 벗어나 야외에 테이블을 깔아놓고 식사를 했다. 그런 면에서 세트장은 감옥 같기도 했다. '촬영이 끝나야 여길 나갈 수 있구나' 싶어 심리적 압박도 컸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기분좋은 이야기가 아니지 않나. 상대에 의해 딸려갈 수 밖에 없고, 시간이 지날 수록 누구의 편도 될 수 있는 심리, 무엇보다 한 명의 사상자도 내고 싶지 않다는 복합적인 감정이 날 억눌렀다."

-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전혀 안 했을 것 같다. "절대 안 했다. 세트장이 한적한 파주에 위치해 있었고, 세트장 바로 옆 쪽으로 전원주택이 하나 있었는데 '여기 너무 좋다. 저런 데서 살고 싶다'는 이야기만 계속 했던 것 같다.(웃음) 그럼 긴장감과 압박감이 조금이나마 해소됐다."
- 외롭기도 해겠다. "외로웠다. 연기를 할 땐 원래 어떤 누구도 안 도와주긴 하지만…. 하하. 이렇게 말하면 감독님과 스태프, 상대 배우들이 섭섭해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면 오로지 혼자다. '협상'은 유독 혼자라는 사실이 확 느껴진 촬영이었다."

-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스타일인가. "고민하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 수록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힘들어도 버티고, 할 수 있으면 조금씩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오랜기간 촬영했다면 정말 지쳐 쓰러졌을텐데 딱 적정 시간에 타이트하게 찍어 몰입할 수 없었다. '잘했다, 못했다, 만족한다, 후회한다'를 떠나서 새로운 기법으로 촬영한 새로운 소재의 이야기를 관객 분들에게 새롭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보람된다."

- '현빈과 멜로를 찍어줬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상당하다. "우리도 계속 그 이야를 했다. 남배우·여배우가 서로 마주치지 않으면서 대치되는 상황에서 만나는건 극히 드물다. '다음에 또 한번 꼭 같이 재미있는 것 하자'고 약속했다. 멜로도 좋을 것 같고, 어떤 분은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나왔던 '미스터&미세스스미스' 같은 영화도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시더라."

- 현빈의 변신에 더 기뻐하는 것 같더라. "'도전'만 했다면 특별히 놀라운 일은 아닐 수 있지만 촬영이 다 끝나고 현빈 씨에게도 말했다. '이제까지 본 중에 제일 좋은데?'(웃음)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그가 나온 작품, 연기를 계속 봐 왔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보여준 현빈 씨의 모습은 많이 놀라웠다. 같은 악역, 악당도 현빈 씨가 하니까 다른 느낌이었고 그로 인해 영화의 색도 달라진 것 같아 좋다."
- 바로 옆에서 지켜 본 현빈은 어떻던가. "침착하고, 차분하고, 고요하다. 화도 없다. 화가 잘 나지 않는다고, 자기 그런 사람 아니라고 하더라.(웃음) 물론 내가 겪은 현빈도 그랬다. 때문에 그런 현빈이 민태구를 연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싶더라. 스크린을 보면서 그런 노력이 더 느껴졌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현빈의 '의외성'이 제일 좋았다."

- 이전에는 전혀 인연이 없었나. "시상식에서 한번 마주친 것 말고는 본 적이 없었다. 촬영을 끝내고 1년만에 다시 만났는데 드라마('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웃음) 촬영할 땐 현장에서는 서로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을 것 같아 그 전에 많이 친해져 두려고 했다. 감독님까지 맥주 한 잔 마시는 시간을 꽤 가졌다. 이젠 한 배를 탄 가족같다."

- 영화에서 딱 한 번 마주한다. "동지의식을 아주 많이 느낄 수 있는 작업이었다. 감정이 최고조로 찍었을 때 만났고, 얼굴을 보고 연기하는건 처음이라 그건 그거대로 힘들었다. 예민함이 지속되더라. 현빈 씨는 그 때도 고요해 보이기는 했다.(웃음)"

③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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