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으로 다 봤는데 삭제? 흔적 남는 카톡 엇갈린 반응

최종권 2018. 9. 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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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알림 기능 사용, 실효성 떨어질 것 지적
'필라테스 뚱땡이' 같은 사건 예방할 것 반론도
"범죄 피해자 증거 되는 점 고려, 서버엔 저장해야"
카카오톡 메시지를 삭제할 경우 보이는 문구. [사진 블로그 캡처]

“삭제 흔적 보고 나면 엄청 궁금해서 약 오를 듯" vs "필라테스 뚱땡이 같은 사건은 사라질 것."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기능을 놓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무용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카톡 사용자들이 대부분 미리보기 팝업 기능을 사용한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한 네티즌은 “팝업 창으로 다 봤는데 '삭제됐다'고 메시지 뜨는 게 더 관계를 미묘하게 만들 것 같다"며 "보고도 못 본 척 감정을 억누르기도 쉽지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백성모(30)씨는 “메시지 삭제 기능은 상대방이 애초부터 글을 읽지 않아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란 문구조차 상대방에게 보이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기능이 추가 됐지만 미리보기 기능으로는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사진 블로그 캡처]
한 블로그에는 헤어진 옛 연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잘못 보냈을 때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난감한 상황의 대화도 올라왔다. 옛 남자친구에게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란 글이 전송되면, ‘너 뭐라고 했어? 나한테 욕했지”라는 답장이 날아갈 것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기능을 두고 대화하는 사용자. [사진 블로그 캡처]

반면, 지난 8월 발생한 ‘필라테스 뚱땡이 사건’을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 사건은 한 필라테스 강사가 회원 A씨를 ‘뚱땡이’로 비유한 메시지를 A씨에게 잘못 전송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해당 강사는 ‘쌤~ 뚱땡이(A씨)가 아침부터 오후에 수업 2시로 앞당길 수 있냐고 해서 그때는 쌤 출근 전이라 안 된다고 했어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동료 강사가 아닌 A씨에게 보냈다. 이 사연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르며 공분을 일으켰고, 글이 공개된 지 이틀 만에 해당 필라테스 지점은 폐업을 결정했다.
'필라테스 뚱땡이 사건'의 단초가 된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직장인 최윤성(29)씨는 “업무 중이어서 바로 카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잘못 보낸 메시지를 삭제하는 게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텍스트 전송 뿐만 아니라 사진, 동영상, 파일 등도 전송도 가능하기 때문에 삭제 기능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욕을 쓰거나 수신인을 잘못 선택해 곤욕을 치르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 예방 차원에서 삭제 기능이 꼭 필요한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송모(35·여)씨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학교·직장 내 성폭력이나 범죄 등이 발생했을 때 증거로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서버에서는 삭제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사용자들은 상호 ‘친구 삭제 기능’과 단체 채팅방 나가기 알림 없애기 등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카카오톡은 지난 17일 메시지 삭제 기능을 도입했다. 전송 후 5분 이내에 상대방이 ‘읽은 메시지’와 ‘읽지 않은 메시지’ 모두 삭제할 수 있다. 글자와 사진, 영상, 이모티콘 등 모든 종류의 메시지가 해당한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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