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리 박고 XX하자" 초등생 즐겨듣는 노래, 알고 보니 섬뜩한 '자살송'
유튜브 통해 확산된 자살송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 조회수 146만회 기록하며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여성가족부 뒤늦게 해당곡 유해매체물로 지정·고시 했지만 여전히 인기 높아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 경기도 안산시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A씨(32)는 최근 쉬는 시간 중 교실에서 학생들이 따라 부르는 노래를 듣고 두 귀를 의심했다. “나는 개멍청이야/내 차례는 끝났으니 사요나라야/대가리 박고 자살하자” 밝은 곡 분위기에 발랄한 음색으로 자살과 자학적 노랫말을 이어가는 영상을 아이들이 보고 있었던 것. 그는 개사해서 부른 노래가 아닌 실제 음원으로 올라온 노래라서 더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27일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3인조 혼성그룹 교문 앞 병아리의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대.박.자)’는 곡은 유튜브에서만 조회수 146만회를 기록하며 특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대가리는 의미 없어” “매일 산소만 낭비해” 등 자학적인 노랫말이 반복되며 특히 ‘자살’이란 단어가 13번 등장하는 이 곡은 올해에만 93만 회 재생됐다. 이에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이 곡을 지난 6월 19일 유해매체물로 지정·고시했다.
이 곡을 즐겨듣는다는 학생들은 해당 곡이 유해매체물로 지정된 사실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학부모들은 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대.박.자’를 모든 매체에서 유통과 재생을 금지시켜달라는 청원글이 세 차례 반복해서 올라왔으며, 가장 최근에 게재된 청원에선 초등 교사가 “해당 노래를 부르는 학생을 보고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육일선에서 느끼는 위기감을 피력한 바 있다.

이처럼 자살을 미화하는 콘텐츠 때문일까? 통계청이 여성가족부와 함께 발표한 ‘2018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줄곧 자살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해 청소년 4명 중 1명은 1년 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 우울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우울감 경험은 여학생이 30.3%로 남학생(20.3%)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대.박.자.’와 같은 자살송의 등장은 그만큼 사회적, 심리적으로 폭력과 고통에 노출되며 상처 입은 마음을 표현한 하나의 문화적 산물이며, 이를 소비하는 청소년의 심리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찰청이 발표한 2016년 자살 주요동기 자료에 따르면 자살 동기 1위는 정신적 문제(36.2%), 2위는 경제생활 문제(23.4%), 그리고 신체질병(21.3%)이 그 뒤를 이었다. 소득 불평등과 경제, 사회적 요인이 자살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지난 9일 자살·자해 방조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해 자살 또는 자학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를 심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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