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과 학생인데요"..대학가 심리학과 사칭, 변종 기독교 주의보

[아시아경제 고정호 기자] 종교집단이 명문대 심리학과를 사칭하고 단기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전단을 배포해 학과 측이 대응에 나섰다. 해당 학과는 이 종교집단이 관련 연구를 진행한다는 명목으로 변종 기독교 교리를 전파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5일 서울대 심리학과는 학과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전하며 문제가 된 전단지 사진을 올렸다. 전단지에는 "두뇌학습클리닉센터와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과정의 상담가들이 모여서 브레인파워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개발된 프로그램의 상용화를 위해 모의 테스트에 도움을 줄 아르바이트를 모집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과 측은 해당 집단이 ▲서울, 경기 및 대도시의 번화가 등지에서 연구참여자를 모집 ▲본인이 서울대 심리학과 조교 또는 서울대 심리과학연구소 연구원이라고 주장 ▲서울권일 경우 서울대 공과대학 강의실에서 면접을 진행한 후, 연구참여자로 선발됐다고 통보 ▲이후 변종 기독교 교리 전파 등의 수법으로 포교 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학과 및 연구소, 그리고 타 대학 심리학과는 학교 내, 외부 길거리/카페 등지에서 심리학과 실험 및 연구참여자를 모집하지 않는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같은 사칭 행위는 서울대뿐만 아니라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서울 소재 대학교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학생이나 행인들에게 접근해 자신이 해당 대학 심리학과 학생 또는 심리학 연구소 연구원이라고 소개한 뒤 교수의 이름, 연구 주제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연구에 동참해달라고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만약 피해자가 자신들의 제의에 응할 경우 종이에 도형그리기, 간단한 심리상담 등을 진행하고 인적 사항을 요구해 교외에서도 만남을 유도한다고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들은 자신이 해당 학교의 학생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학교 로고나 문구가 들어간 서류나 파일과 같은 사무용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학교의 내부자를 동원해 빈 강의실을 대여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심리학과 측은 "과거부터 교내와 서울대 입구역 등을 중심으로 이같은 포교 활동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최근 몇몇 학부모로부터 피해 사실을 제보 받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두 달 여 동안 이같은 모임에 참석한 뒤 정신적인 충격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이며 '무슨 일이냐'고 질문해도 '비밀을 유지해야한다'면서 울기만 한다고 제보했다"면서 "학과 측에서도 향후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지 계획을 논의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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