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캔들' 배경된 정원, 유독 눈에 띄는 '마지막 글씨'
[오마이뉴스 글:김종길, 편집: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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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실 마을 청암정(사진 왼쪽)이 있는 닭실 마을은 삼남의 4대 길지로, 정감록의 십승지지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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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암정 원래 있던 커다랗고 넓적한 거북 모양의 바위 위에 정(丁) 자 모양의 정자를 짓고 그 주위로 연못을 조성한 정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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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정은 충재(?齋) 권벌(權?, 1478~1548)이 지었다. 권벌은 지금의 안동시 북후면 도촌리인 도지촌(刀只村)에서 태어났다. 1507년(중종 2) 문과에 급제한 후 도승지, 예조참판 등 여러 벼슬을 거쳤으나 1519년(중종 14) 11월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파직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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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암정 정원 충재 권벌이 1526년에 집 서쪽에 조성한 사대부가의 별당 정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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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듣고 거북이를 태울 수 있는 아궁이를 막고 거북이가 물에서 살 수 있도록 바위 주변을 사방으로 파내어 연못을 만들고 물을 채웠다. 그랬더니 그다음부터는 아무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충재집>의 <충재선생연보>에는 "병술년(49세)에 집의 서쪽에 작은 방을 만들어 충재라 이름 짓고, 또 서쪽 바위 위에 6칸의 정자를 세워 연못물을 둘렀는데, 이것이 청암정(靑巖亭)이다"라는 기록이 있어 이야기와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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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암정 정자의 북쪽에 높다랗게 솟은 바위 색이 매우 푸르러서 청암이라 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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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청암정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하당(荷塘) 권두인(權斗寅, 1643~1719)의 <청암정 기문>에 "정자의 북쪽에 바위가 높다랗게 솟아 높이가 약 한 길 가량으로 그 색이 매우 푸르렀기 때문에 '청암'이라 이름 했다"고 적고 있어 그 연유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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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척촉천 정원은 척촉천(擲?泉)이라 불리는 연못을 사이에 두고 충재와 청암정 두 건물이 마주하고 있는 단순한 구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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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암정 충재와 청암정은 돌다리를 놓아 드나들 수 있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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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상의 두 세계를 잇는 다리가 매우 인상적이다. 어떤 장식성도 없는 그 간결함은 세속을 떠나는 선객의 발걸음 같다. 이 덕분에 청암정은 더욱 당당하고 거북바위와도 절묘하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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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암정 돌다리 어떤 장식성도 없는 그 간결함이야말로 세상사 다 비우고 떠나는 선객의 발걸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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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암정 정자마루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여 자연이 무시로 드나들어 호방한 선비의 기상을 느끼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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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환도 이런 경치를 두고 <택리지>에서 "청암정은 못 가운데 섬 같은 큰 돌 위에 있고, 사방으로 냇물이 고리처럼 감고 흘러 자못 경치가 그윽하다"고 했다.
충재와 청암정은 아주 대조적이다. 일단 건물 규모부터 다르다. 충재가 방 2칸에 마루 1칸의 소박한 건물이라면, 청암정은 방 2칸에 마루 6칸에 별도의 누마루까지 갖춘 호화로운 건물이다. 충재가 온돌 중심의 내향적인 서재로 낮은 곳에 있다면, 청암정은 마루 중심의 외향적인 정자로 높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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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암정 청암정은 팔작지붕의 화려함으로 선계로 비상하는 형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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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재 서재인 충재는 선비의 공간인 만큼 단아하고 간결하다. 맞배지붕의 단아함으로 깊이 은둔한 형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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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정에 오르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청암수석(靑巖水石)' 편액이다. 이 편액은 미수전(眉篆)'으로 유명한 미수(眉?) 허목(許穆, 1595~1682)이 전서체로 쓴 글씨이다. 허목은 권벌의 인품을 존경했고, 청암정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누차 들었다. 그래서 언제 한 번 찾아가보려 했으나 너무 연로해서 봉화까지 갈 수 없는 처지였다. 미수는 아쉽고 그리운 마음을 담아 글씨를 써 보냈다. 그때 그의 나이가 88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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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암정의 편액과 바위글씨 정자 안에 해서로 쓴 ‘청암정’은 매암 조식이 썼고, 청암수석은 전서체로 미숙 허목이 썼다. 바위에는 충재의 아들 청암 권동보가 쓴 ‘청암정’ 각자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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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천정사 청암정 정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석천정사가 있다. 권동보가 아버지 권벌을 위해 지은 정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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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천정사 |
| 청암정은 '스캔들', '바람의 화원', '동이' 등 각종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청암정 정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석천정사가 있다. 권동보가 아버지 권벌을 위해 지은 정사인데, 울창한 소나무 숲을 등지고 석천 계곡의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 있는 매우 아름다운 정사이다. 아버지 권벌이 윤원형 등의 소윤(小尹) 일당을 비난한 양재역벽서사건으로 삭주로 귀양 가서 죽자 권동보는 관직을 버리고 두문불출하여 석천정사에서 여생을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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