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반려견에 놀라고,차 잃어버리고..황당사고 잇따르는 인천공항

함종선 2018. 8.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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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놀이시설인 키즈존에서 이마 찢어지는 사고도
인천공항공사 조직 커지면서 일부 관료화 조짐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인천공항 이용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황당한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사진 중앙포토]
최근 가족여행을 떠나기 전 인천공항의 키즈존 놀이시설에서 놀던 김모(6)양은 이마 두 곳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놀이시설에 있는 쿠션과 쿠션 사이에 넘어졌는데 그 쿠션이 네모난 나무 상자를 얇은 비닐로 덮은 ‘무늬만 쿠션’이었기 때문이다. 김양의 아버지 김모(42)씨는 “어떻게 키즈존에 위험 물질을 넣을 수 있느냐고 인천공항공사에 항의했더니 공사 여객서비스팀에서는 ‘공항 내 키즈존은 식당과 같은 편의시설로 분류돼 어린이 놀이시설에 적용되는 안전관리법을 지킬 이유가 없다’는 황당한 답변만 들었다”며 “어린이 이용객을 위한 시설을 운영하면서 법과 규정에 없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마련하지 않는 인천공항공사의 서비스 마인드가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천공항 내 어린이 놀이시설 키즈존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한 어린이(사진 왼쪽 위). 키즈존의 파란색과 흰색 '쿠션'은 딱딱한 나무상자를 얇은 천으로 감싼 '무늬만 쿠션'이다. [사진 독자제공]
김씨 가족과 같이 최근 인천공항에서 ‘황당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내 시설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이용하는 것이어서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이 더 난감해 하는 경우가 많다.

강모(41)씨는 최근 인천공항 출국장을 활보한 반려견 때문에 깜짝 놀랐다. 비행기 탑승을 위해 2터미널 265번 게이트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개 두 마리가 강씨에게 다가온 것이다. 또 다른 탑승객이 비행기 탑승 전 개를 개장에서 꺼내 출국장을 개와 함께 다니고 있었던 것.
강씨는“외국 공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인천공항공사 고객의소리에 문의했더니 ‘현재는 제재할 근거가 없지만, 앞으로 제재할 수 있도록 논의해보겠다’는 무성의한 답글만 달렸다”고 말했다.

현재 2터미널을 사용하고 있는 대한항공 규정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무게가 5kg 이하일 경우에는 운송 용기에 넣어 기내 반입이 가능하고 5kg 초과 32kg 이하인 반려동물은 운송 용기에 넣어 수화물로 위탁할 수 있다.

박모(32)씨는 차 도난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인천공항 공식주차 대행업체에 주차대행을 맡겼다가 차를 도난당하는 어처구니없는 피해를 보았다. 인천공항공사는 차량 도난이나 파손 등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꼭 공식주차 대행업체를 이용하라고 수시로 홍보한다. 이번 여름 휴가철에도 공사는‘불법 사설주차대행 피해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공식 주차대행업체는 인천공항공사의 관리·감독을 받고, 공사가 지정한 전용주차장을 사용해 안전하다는 내용을 공항 이용객들에게 안내한 것이다.
인천공항 2터미널 지하에 있는 주차대행 전용주차장.차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서란 이유로 주차대행업체는 차 키를 차 안에 둔 채 차문을 열어놓고 있다. 함종선 기자

하지만 박씨는 3박4일 일정의 해외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 차가 없어진 사실을 알았다. 박씨가 경찰과 함께 알아본 결과 공식주차대행업체 직원은 단기주차장에 창문을 열어둔 채 차 키를 차 안에 두고 있었고, 누군가가 그런 사실을 알고 차를 훔쳤다.

며칠 뒤 경찰이 CCTV 추적 등을 통해 공항 인근에 버려진 박씨의 차를 찾았을 때 박씨의 차량 블랙박스는 없어졌고 차 키는 박씨의 귀국날짜와 시간이 적힌 봉투에 담겨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실제 16일 오후 인천공항 2터미널 지하의 공식주차대행 전용 단기주차장을 살펴본 결과 고객이 주차대행을 맡긴 차의 문은 모두 열려 있었고, 차 키도 차 안에 그대로 있었다.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차 안에 있는 물건은 물론 차까지 훔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측은 ”공식주차대행 업체 관리 차량 중 차량 도난 사고가 발생한 건 사실이지만 공사 측에서 철저하게 주차대행업체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도난 등의 사고를 걱정하지 말고 믿고 맡겨도 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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