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구속영장 기각 두달째..수사 장기화 조짐
경찰, "영장 재신청 논할 단계 아냐"
국회의원 소환조사도 '0'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KT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가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기각된 지 두 달이 다되도록 영장 재신청 여부 등은 감감무소식이다. 불법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조사 또한 별다른 진척이 없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6월18일 황 회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소위 '상품권깡'을 통해 조성한 현금 4억4190만원을 19ㆍ20대 국회의원 99명의 정치후원회 계좌로 입금한 혐의다. 그러나 이틀 뒤인 20일 검찰은 보강수사가 필요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경찰은 "불법 후원금을 제공한 사실이 분명히 확인된 만큼 영장을 청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후 경찰은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두 달이 다 된 지금까지 영장 재신청 여부에 대해 가닥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 재신청은)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와 비견된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조 회장에 대해 자택공사에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기각됐다. 보강수사를 벌여 한 달 뒤인 11월 구속영장을 재신청했으나 이 마저도 검찰이 기각하자 결국 경찰은 불구속 상태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두 달 가까이 영장 재신청이 없는 것은 황 회장에 대해 더욱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수사 성과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는다.
KT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 또한 답답한 모습이다. 현재까지 후원회 회계책임자 등 의원실 관계자들 일부에 대해서만 소환조사가 이뤄졌을 뿐 당사자인 국회의원을 대상으로는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상 의원이 99명에 달하다보니 제대로 된 전수조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국회의원 조사일정은 현재로선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19일 KT새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KT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국회의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하며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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