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금강산 카드 내민 北..고민 커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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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종전선언 촉구에 이어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하면서 우리 정부는 깊은 고심에 휩싸였다.
정부는 그동안 국제사회와 '북한의 비핵화 이전 대북제재 완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온 만큼 북한의 요구대로 남북 경제협력을 '나홀로' 재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3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촉구하자 정부는 안팎에서 거센 경협 요구에 맞닥뜨린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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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이전 대북제재 완화 없다' 국제사회 공조
'나홀로' 경협 재개 난항…강경대응땐 대화분위기 찬물
美서도 속도조절 주문…정몽헌 회장 추모식 방북 관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북한이 종전선언 촉구에 이어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하면서 우리 정부는 깊은 고심에 휩싸였다.
정부는 그동안 국제사회와 '북한의 비핵화 이전 대북제재 완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온 만큼 북한의 요구대로 남북 경제협력을 '나홀로' 재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속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북한에게 강경하게 대응할 경우 남북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난감한 처지다.
3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촉구하자 정부는 안팎에서 거센 경협 요구에 맞닥뜨린 모양새가 됐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측의 보도와 관련해 "북한 매체 보도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한 기존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 11일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에 개성공단 기업인 153명의 방북신청을 냈지만, 통일부는 27일 이에 대해서 '승인 유보' 처분을 결정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비대위는 모두 6번의 방북 신청을 제기했지만, 정부는 3번은 불허 3번은 승인 유보 통지를 내렸다.
문재인 정부 들어 두차례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큰 원인으로 대북제재가 자리잡고 있다.
대북제재가 해제되기 전까지 북한에 경제적 이득을 줄 수 있는 경협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지난 26일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이 이례적으로 서울에서 개성공단 기업과 현대아산 등 대북경협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현 단계에서 경협에 속도 조절을 주문하면서 대북제재의 이행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그룹이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15주기 추모식과 관련한 방북 신청이 받아들여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30일 북한으로부터 방문동의서를 받아 통일부에 방북을 신청했다. 금강산에서 정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식을 개최하기 위해 현정은 회장 등 15명이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2003부터 2015년까지 매년 정 전 회장의 기일에 금강산 특구 온정각 맞은편에서 추모식을 열었지만,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북한에서 추모식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추모식이 인도적 목적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방북을 허가할 수 있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사전 승인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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