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탐]회·장어 좋아하세요? 전국 해산물 맛집 탐구생활

이경희 2018. 7. 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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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로운 탐구생활]은 여러분이 미처 관심을 갖지 못하는 부분을 중앙일보 디지털콘텐트랩 기자들이 잉여력 돋게 탐구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잉여로운 탐구생활]의 데이터 삽질 담당 이경희 기자입니다. 혹시 장안의 화제, '탈탈 털어보자 우리 동네 의회 살림(news.joins.com/DigitalSpecial/298)' 보셨나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제7대 기초의회 226곳의 예결산 내역과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을 정리해 한 눈에 보여드리는 페이지였는데요. 기획 의도와 달리 "기초의원들이 즐겨 찾는 지역별 '맛집'을 알려주는 콘텐트"라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지방선거도 끝났겠다, 휴가철은 다가오고 있겠다. 하여 잉탐이 준비했습니다. 기초의회 의원판 미슐랭 가이드, '의슐랭'!

첫 회 '보신 맛집', 두 번째 '한우'편에 이어 이번에는 해산물을 탐구해봤습니다.
익혀 먹나, 날로 먹나 그것이 문제로다


#의슐랭 #해물 #4년간_68억원

제7대 기초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 결제처 가운데 상호에 '회', '횟집', '해물', '바닷가재', '참치' 등 해산물 식당임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상호에 들어간 곳만 뽑아봤습니다. 고기는 기껏해야 한우·한돈·돼지·도야지… 이런 식인데 해산물은 종류가 많아도 너무 많더라고요. 암튼 걸리는 대로 걸러냈습니다.

226개 기초의회 가운데 169개 의회 의장단이 2014년 7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3년 반 동안 총 4만 8500번 해산물 관련 업소에서 업무추진비 68억원을 결제했습니다.
끄억~배가 불러서 일어날 수 없어

#부평구의회 #해물 #원톱
잉탐 의슐랭 해산물 지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인터랙티브 차트로 넘어갑니다. 링크가 작동되지 않을 땐 https://goo.gl/3LZ6wb
지자체별로는 인천광역시 부평구의회 의장단이 차점자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해산물 사랑 1위에 등극했습니다. 식당 145곳에서 총 994차례 1억 2988만원을 썼습니다.
부평구의회 의원들이 애용한 해산물 식당은 소금빛풍천장어(38건, 1205만원), 간장게장명가(80회, 1126만원), 청천쭈꾸미(80건, 741만원), 세꼬시활어회직판장(26건, 584만원), 삿뽀로(26건, 424만원) 순이었습니다. 그 밖에도 광어·꽃게·동태탕·곰장어·오징어·낙지·복어·아구·명태·굴 등 다양한 해산물을 섭렵했습니다.
나도 물고기 먹고 싶은데...
2위는 경기도 고양시의회인데요. 관련 식당 280곳에서 832차례 총 9596만 원어치 업무추진비를 썼습니다. 고양시 의장단은 특히 참치를 좋아했습니다. 선호 식당 1위가 두일참치(33건, 519만원), 2위가 진참치(24건, 499만원)였어요. 대구탕찜전문(29건, 489만원), 황금꽃게장백반(34건, 288만원), 황금어장(10건, 210만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해산물을 사랑한 기초의회 3위는 서울 중랑구입니다. 997번 총 9574만 원어치 업무추진비를 썼는데요. 아구가(100건, 1295만원)를 즐겨 찾았네요. 아구찜 전문점인데 해물찜, 낚지볶음 같은 메뉴도 있다고 해요. 2위는 대교참치(42건, 504만원), 3위는 선진국낙지마당(48건, 492만원)입니다.


#회는_역시_바닷가_동네

서울 압구정동 갓포요리집 '이치에'의 사시미 모둠. 2017년 사진.[중앙포토]
물고기는 익혀 먹을 수도 있지만 날로 먹어도 좋지요. 잉여력을 발휘하는 김에 해산물 식당 중에서도 '회센터', '횟집', '회타운'과 '초밥', '일식', '수산' 등 횟집과 초밥집을 연상시키는 상호를 골라봤어요. 그렇게 추려 보니 부산 사하구, 경남 통영시, 충남 태안군, 경남 고성군, 경남 사천시, 경북 포항시, 부산 연제구, 전남 신안군이 1~9위를 차지했습니다.
충북 청주시의회가 횟값으로만 4297만원을 써서 내륙 지역으론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답니다.
내륙이라고 무시하지 마라~
톱10 지역별 1등 횟집만 살짝 알려드릴게요.


#참치_맛집은_서울에_있다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일식집 이재진 쉐프가 참다랑어를 손질하고 있다. 2017년 사진. [중앙포토]
상호명에 '참치'가 들어간 식당에서 결제한 내역은 총 2526건 3억 9951만원 어치에 달합니다. 한 종목치고는 대단한 기록이죠? 참치를 사랑한 1~10위 기초의회 중에선 바닷가 마을이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어요. 주로 수도권에 몰려 있었습니다. 10위까지 지역명과 해당 지역 1등 참치집만 알려드릴게요.


#장어가_땅길_땐_수도권_맛집
풍천장어. [중앙포토]
장어와 홍어, 바닷가재도 값비싼 생선이잖아요. 상호에 이 어종이 들어간 것만 걸러봤어요. 이 특수종목도 주로 서울과 수도권 기초의회가 많이 소비했습니다. 대전 중구, 전남 영광군, 부산 동래구가 8~10위로 턱걸이하며 비수도권 체면을 차렸네요. 이것도 10위까지 지역명과 해당 지역 1등 맛집만 알려드릴게요.
그런데 1등을 가리고 보니 모두 장어집이에요. 경기도 안성시의회는 달빛짚불꼼장어(306만원)가 1등인데요, 곰장어는 엄밀히 말하면 어류도 아니라는데(원구류, 기생어류라고 합니다) '장어'라는 이름 때문에 데이터 그물망에 걸렸네요. 곰장어가 싫다면 2등 맛집 팔팔장어(284만원)로 가보세요.

풍천장어로 유명한 전북 고창군 의원들은 어느 장어집을 애용했을지 궁금하시죠? 안타깝게도 상세 내역을 제출하지 않았어요. 그냥 '음식점'에서 2263건 2억 3363만원을 결제했다고만 알려줬어요.

참고로 바닷가재는 보편적인 식재료는 아니었어요. 겨우 20개 기초의회만 '랍스터'나 '바닷가재'가 들어간 상호명에서 업무추진비를 썼어요. 대구 수성구(428만원)가 1위, 대구 북구(257만원)가 뒤를 이었는데요. 두 의회 모두 '빠리바닷가재'와 '뉴욕바닷가재'에서 먹었어요. 인천 계양구와 연수구도 차례로 3, 4위를 차지했어요.

홍어도 마찬가지예요. 59개 기초의회만 홍어를 먹었답니다. 업무추진비를 쓴 홍어 식당도 전국 다 합해야 97곳뿐이었어요. 서울 양천구 전라도홍어찜(1위, 578만원), 동대문구 할머니홍어집(453만원), 중랑구 홍어천국(293만원)이 손꼽히는 홍어 맛집이었어요.

홍어도 원산지보단 서울에서 많이 소비됐어요. 흑산도 홍어의 본산인 전남 신안군의회는 신영홍어에서 2014년 딱 한 번 35만원을 결제한 게 전부네요. 또 다른 홍어 산지인 전남 목포와 나주 의회는 업무추진비를 쓴 장소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나만의 맛집으로 숨겨두려고?
어떤가요? 올여름 맛캉스 계획에 도움 되셨나요? 단, 1등 맛집의 비밀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각 지자체 의원 혹은 특수 관계자가 운영한다거나, 단순히 의회 청사와 가까워서 자주 방문했을 가능성도 있답니다. 또, 정보공개청구 요청에도 업무추진비 결제 장소를 밝히지 않은 시군구 의회가 55곳에 달했기 때문에 전국의 맛집을 모두 담지 못한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주세요.
다음엔 한식 맛집 목록을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배여운 데이터분석가

일러스트=김한울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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